“소주 시장 1위 업체로서 지난 10년 간 공용병 사용 자율협약에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해왔습니다. 빈병 선별 및 반환 의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곳은 롯데주류입니다. 재사용이 가능한 병을 반환하지 않고 방치 및 훼손하는 것이 오히려 환경문제를 야기하는 것으로 롯데주류의 조속한 반환을 촉구합니다."
하이트진로는 롯데주류가 '진로이즈백' 공병 약 200만병을 반환하지 않고 공장에 방치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다.
나아가 하이트진로는 환경부 및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의 중재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에도 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진로에 대한 '초록병 생산' 혹은 '하늘색병 생산 중단'을 요구하는 롯데주류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주류가 자율협약 이행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하이트진로는 환경부령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벌률 시행규칙' 제 12조의 4 '빈용기재사용생산자 등의 준수사항'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시행규칙에 따르면 '다른 빈용기 재사용 생산자의 제품이 회수된 경우 이를 사용하거나 파쇄하지 말고 돌려줘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시행규칙 역시 자율협약과 마찬가지로 처벌 규정이 없는 권고 사항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롯데주류는 자율협약이 아닌 법 시행규칙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진로 병은 기존 표준 용기와 동일한 재사용 체계를 갖추고 있어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롯데주류의 반환 거부 및 방치로 재사용을 못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환경을 생각한다며 반환을 하지 않는 것은 재사용을 막아 롯데주류가 주장하는 환경문제를 야기시키는 '어불성설(말이 이치에 맞지 아니함)' 행보라는 것이다.
또한 지난 10년간 진로 병보다 훨씬 많은 수량인 매월 100만병에 달하는 '청하' 이형병을 롯데주류에 선별해 보내주고 있는 만큼 업무 및 비용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하이트진로는 진로 병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지만 건전한 주류거래질서 확립과 지불 협약 등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청하 병을 계속해서 돌려주고 있는 점도 강조했다. 올해 역시 매달 100만병으로 현재까지 약 800~900만병을 관련 규정과 절차에 맞춰 반환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상황에 따라 바뀌는 롯데주류의 입장에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문제제기 초기에는 환경단체를 앞세워 환경문제만을 부각하다 이후 협약 준수, 수거에 따른 비용 등을 요구하며 반환을 거부해오다 환경부가 중재에 나서자 돌연 입장을 바꿔 판매 중단과 협약의 법제화를 요구하고 나선데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하이트진로 측은 “롯데주류의 진정성에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며 “하이트진로는 환경보호는 물론 공병 재사용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