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갤럭시 폴드'가 예약 판매 매진 행렬을 이어 가면서 패널 생산량도 크게 늘어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 폴드용 폴더블 패널 생산량을 늘리기로 내부 목표를 세우고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현재 갤럭시 폴드 판매 물량은 기존에 생산해 놓은 제품이다. 삼성은 올해 초 갤럭시 폴드를 위해 약 10만대 규모의 패널을 미리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를 앞두고 제품 결함 논란이 불거짐에 따라 패널을 재고 형태로 관리해 왔다. 이후 폴더블 패널을 생산하지 않았지만 최근 예약 판매 반응이 달아오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9월부터 패널 생산을 재개했다. 내부적으로 9월에 약 7만대, 10월에 약 10만대 패널 생산을 목표로 잡았다. 당초 8월부터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었지만 초기 반응을 보며 신중하게 생산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그동안 생산해 온 플렉시블 OLED보다 수율이 떨어진다. 패널을 구부렸다 펴도 유기물을 보호하는 봉지막에 이상이 없어야 하는 등 안정적으로 동작하기 위한 기술이 다수 반영됐기 때문이다. 커버윈도 소재도 투명 폴리이미드(PI)를 채택하는 등 기존과 다른 새로운 부품·소재를 채택, 전공정과 후공정에서 각각 기존보다 수율이 낮다.
사후서비스(AS)용 물량도 기존보다 좀 더 많이 책정했다. 패널 생산 계획은 출하 물량과 AS 용도 물량을 합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체로 공급 물량의 10~20%를 AS 용도로 책정하는데 폴더블은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직 초기 단계여서 정확한 폴더블 패널 수율이나 AS 물량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실제 패널 생산량과 시장에 풀리는 폴더블폰 판매 대수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폴드 예약 판매가 단기에 완판되면서 추가 물량 배정에 관심이 커졌다. 6일 출시 후 국내 시장에 풀린 갤럭시 폴드 초도 물량은 2000~3000여대 수준이다. 국내외를 합쳐 총 1만대 안팎이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는 극소량이 배정된 VVIP 선행 판매가 일찌감치 마감됐고 자급제 모델과 통신사 예약 판매도 접수 시작 10여분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18일 재개된 2차 예약 판매 역시 15분 만에 매진됐다. 물량을 크게 늘려 1만~2만대를 배정했지만 '희소성'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시장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독일, 싱가포르, 프랑스 등 해외 시장에서는 국내보다 40만원 가까이 높게 출고가가 책정됐음에도 완판 행렬을 이어 갔다. 영국과 독일은 5세대(5G) 버전, 프랑스와 싱가포르는 롱텀에벌루션(LTE) 버전이다. 국내보다 적은 물량을 해당 국가에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에는 미국에서도 출시될 예정이다.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던 이동통신사도 예상을 뛰어넘는 시장 반응으로 추가 물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자급제로 배정된 물량을 일부 이통사 쪽으로 돌리기 위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하반기를 시작으로 폴더블 패널 생산량을 점차 늘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폴드에 이어 내년 초 클램셸 디자인 폴더블폰 출시가 예상되고 하반기에는 폴더블폰 신모델 출시도 예상되고 있어 폴더블 패널 출하 비중은 지속 늘어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갤럭시 폴드 물량은 30만대에서 최대 80만대 수준으로 예상된다”면서 “물량은 많지 않지만 이후 선보일 폴더블폰부터는 대량 생산을 염두한 모델이어서 생산량 차이가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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