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계기 '평화 바퀴' 다시 돌린 문 대통령, 방미일정 마치고 귀국

제74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3박 5일간 방미 일정을 마치고 26일 오후 귀국했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를 촉진하고, 한반도 종전선언 기대감을 되살렸다.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비무장지대(DMZ)의 국제평화지대화를 제안, 북한에 대한 현실적 안전보장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가겼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가겼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과의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고자 하는 의지와 함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합의 사항이 유효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북미 정상은 싱가포르 회담에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 △전사자 유해 송환 등 4개항에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기반으로 조만간 북미 실무회담에 열릴 가능성에 기대감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아마도 한반도에 비핵화의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는, 아주 세계사적인 대전환, 업적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비핵화 협상에 청신호를 더했다.

이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 구상 활용 방안도 적극 제안했다. DMZ를 남·북에 주재 중인 유엔기구 등 국제기구가 물리적으로 위치하는 국제평화지대로 만듦으로써 북한에 대한 안전을 현실적으로 보장해주자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또 IOC위원장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 2020년 도쿄올림픽 남북 공동진출하고, 2032년 하계 올림픽을 남북이 공동 개최할 수 있도록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의 순방 성과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답방으로 어이질지 주목된다. 청와대와 정부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계기 김 위원장의 방남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북미간 실무 협상에서 진전된 결과가 뒤따라야지만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번 유엔총회에서 한일정상간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약식 만남의 가능성도 조심스레 관측됐지만 끝내 두 정상은 조우하지 않았다. 다만 유엔총회 연설에서 자유무역의 공정한 경쟁질서 중요성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 대한 진지한 성찰 위에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가치를 굳게 지키며 협력할 때 우리는 더욱 발전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일본을 향한 메세지를 던졌다. 유엔 총회 연설에서 이같이 언급한 것은 우리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에 대해 국제무대에서 동의를 얻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