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종료된 현존 작품 최고가를 자랑하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국내 전시회로 관심을 모은 미술품 경매 최고가 갱신 소식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3년 프랜시스 베이컨의 ‘루치안 프로이트의 세 가지 연구’가 1억 4,240만 달러에, 2015년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이 1억 7,936만 5,000달러에 낙찰되더니 얼마 지나지 않은 2017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가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4억 5,000만 달러, 한화로는 5,000억 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됐다.
실용적 기능과 가치를 지니지 않은 사물이 이토록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연 무엇이 미술을 이렇게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인지 고민해볼 만 하다.

지금까지 미술은 비약적으로 진화해왔다. 단순한 묘사로 시작된 미술이 사진기의 발명과 함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후 사물의 묘사를 넘어 작가가 느끼는 본질을 표현하기 시작했으며, 철학적 시대정신도 반영해왔다.
나아가 인공지능의 도래로 인한 특이점을 바라보는 지금, ‘미술은 또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하는 의문에 화답하듯 또 하나의 전례없이 새로운 미술이 소개되어 화제다.
그것은 바로 ‘진화하는 미술’이다. 지금까지 서술한 미술의 진화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미술 작품 자체가 완성을 향해 영원히 진화하는 ‘이볼빙 아트(Evolving Art)’다.
‘이볼빙 아트’는 대중이 함께 완성해 나가는 미술로, 온라인상에서 영구적으로 공간과 시대를 초월해 진행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영원히 미완성인 동시에 영원히 진화하며 매 순간 그 자체가 완성되어가는 작품이다.
작품 관람으로 진리를 감상하는 '시각견성’, 먹는 미술 ‘테이스팅 아트’, 로댕의 지옥의 문을 재해석한 ‘천국의 문’을 소개하며 작가명으로 활동중인 코리언 트랜스아티스트 팀 (KTAT)은 세번째 시즌 프로젝트로 인터넷상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해 함께 완성해 나가는, 영원히 진화하는 미술 ‘슈퍼원(Super O)’을 소개했다.
여기서 슈퍼원의 형태를 구성하는 둥근 모양 O은 사랑(LOVE), 희망(HOPE), 하나(ONE)를 의미한다. 즉, 이념과 종교, 국가와 인종, 젠더와 문화를 초월해 미술로 우리가 하나될 수 있다는 희망을 표현하는 예술 프로젝트이다.
해당 프로젝트가 영원히 진화하는 이볼빙 아트가 되는 알고리즘을 보면, 우선 프로젝트 참여 회원에게는 트랜스 아티스트가 제공하는 자신만의 ‘슈퍼원’이 하나씩 선사 된다. 그리고 수많은 회원이 모여 더 큰 형태를 구성하는데, 이렇게 완성된 슈퍼원이 또다시 더 큰 다음 슈퍼원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방식으로 해당 프로젝트는 영원히 진화한다.
참여자가 늘어날수록 영원히 커지는 방식의 마크로(Macro) 스케일 확장 또는 영원히 세부화되는 퀀텀(Micro-Quantum) 스케일 확장 방법으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그림을 완성시켜 나가도록 설계됐다.
이때 슈퍼원을 이루는 수많은 블록에 각각 부여된 개별 아이디를 통해 전체 작품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회원은 작가가 사이트를 통해 공개하는 작품들을 비상업적인 용도로 자유롭게 사용하거나 소장용 현물작품으로도 요청할 수 있다.
이처럼 프로젝트 참여자가 단순한 관람자에 그치지 않고, 작품 완성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파트너 아티스트가 된다는 점 또한 영원히 진화하는 미술, 이볼빙아트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작가는 ‘우리는 결국 서로 대립해야 하는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상호 의존해야만 하는 존재이며, 진실의 차원에서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가치를 담은 해당 프로젝트를 함께 완성하는 일련의 참여가, 어쩌면 우리가 마주한 모든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고 언젠가는 인류가 하나될 수 있다는 희망의 촛불을 밝히는 것과도 같다고 설명한다.
한편, 슈퍼원이 전하는 화합과 상생의 메시지에 공감하는 이라면 개인이나 단체 관계없이 누구나 이볼빙아트 사이트를 통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형인우 기자 (inw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