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용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한국 LG디스플레이가 세계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수분과 공기에 취약한 유기물을 이용해 비용 효율적으로 대형 8세대(2200×2500㎜) 규격 OLED 패널을 만드는 기술 난도는 상당히 높다고 평가받는다. 한국 OLED 기술 위상을 표현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야스(대표 정광호)는 LG디스플레이가 8세대 OLED를 상용화하는 데 공헌한 핵심 협력사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장비 제조사다. 이 회사는 OLED 핵심 전공정에 속하는 8세대 증착기를 자체 기술로 개발해 상용화했다.
현재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6세대 OLED 증착기는 일본 캐논도키가, 8세대 OLED 증착기는 야스가 선점했다. 6세대 증착기의 경우 국내 다수 장비 제조사가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일부 양산 사례를 확보했지만 캐논도키 아성이 여전하다. 반면에 8세대 증착기는 야스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산하고 있다.
야스가 꼽는 대형 OLED 증착기 핵심은 '대면적 기판 제어' 기술이다.
LCD 기판은 일반 대기압 환경에서 이송하므로 대면적 기판을 들어올리고 이동시키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반면에 OLED는 핵심 증착 공정이 진공 상태에서 이뤄진다.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커다란 대형 진공 챔버 안에서 대형 2200×2500㎜ 기판을 들어올린 뒤 여러 챔버로 이송하고 기판을 뒤집는 등 다양하게 움직여야 한다. 진공 중에 중력에 의해 얇은 기판이 아래로 처지는 현상이 발생하므로 이를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
유리기판 옆면을 잡아서 들어올릴 때 진공 상태여서 기판이 아래로 빠져버리는 문제도 발생한다. 화소를 형성하는 기판 윗면에 물리적 접촉이 있으면 불량이 발생하므로 기판 뒷면에만 접촉해 안정적으로 진공 상태에서 이송하는 기술이 상당히 까다롭다.
야스는 기판을 처짐 없이 안정적으로 들어올리기 위해 점착척을 개발했다. 기판 처짐을 방지할 수 있는 판에 여러 번 붙였다 떼도 점착 특성을 유지하는 특수 소재를 입혀 기판에 손상을 가하지 않으면서 편평하게 이동시키는 기술이다. 점착제 개발을 위해 외부 소재기업과 협력하는 등 많은 공을 들였다.
어렵게 확보한 8세대 증착 기술 노하우를 10.5세대 규격에도 무리없이 적용했다.
최명운 야스 시스템사업부장 상무는 “10.5세대 OLED 증착기술은 이미 준비했다”며 “기존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10.5세대 원장을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야스는 6세대 증착기 시장에도 진출해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6세대 증착기 핵심인 소스를 위주로 공급한다. 국내외 패널 제조사의 양산 라인에 적용됐다. 야스의 증착 소스와 타사 증착기 시스템을 결합하는 형태로 도입됐다.
최명운 상무는 “10.5세대 OLED 증착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국내외에서 완제품 형태의 6세대 OLED 증착기를 확대 공급하는게 목표”라며 “초대형과 소형 OLED 시장에서 야스의 기술력을 널리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