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조직 산하에 제조산업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제조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다. 협의회 5대 과제 중 하나로 제품 인증제도 개선을 선정했다. 제품 인증에 대한 매뉴얼을 통합하고 혁신 제품에는 인증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품 인증은 업력이 오래된 대기업 및 중견기업에는 비교적 쉬운 업무다. 기존 진행하던 프로세스와 체계가 있고 담당 인력을 따로 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은 인증 획득 과정에서 정보와 인력이 부족하다. 국내 제조 스타트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인증 장벽이 꼽히기도 한다. 거액을 들여 인증 컨설팅 업체에 기대는 실정이다.
스타트업이 인증 절차를 진행하는 데 탐색 비용이 많이 드는 이유로 통합 정보 허브가 없다는 문제가 지적되기도 한다. 정부 역시 올해 '혁신제품 인증 패스트트랙' 등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 및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있지만 관련 정보를 얻기 쉽지 않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하는 정부 창업포털사이트 '케이스타트업'이 있지만 대부분 정보가 서비스 및 IT 스타트업 관련 정보로 편중돼 있다. 이 같은 공간에 인증 관련 정보 카테고리만 추가해도 정책 홍보 효과가 크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코스포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는 스타트업 지원책 정보를 모아 중기부가 취합해 전달해 주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면서 “스타트업이 스스로 인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보가 얻어져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인증 과정에서 또 다른 난제는 스타트업 특성상 선례가 없는 제품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기존에 없던 개념이 도입되다 보니 담당 기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도 제품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의료 관련 신제품이라면 최대한 보수적인 기준에서 인증 여부를 결정내릴 가능성이 크다.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국무조정실 등 중앙 정부가 나서 원칙과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코스포 입장이다.
코스포 관계자는 “인증 컨설팅 기관이 시장에서 활동하는 것 자체는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 다만 정부가 할 역할을 민간이 대신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원칙과 기준을 세워 역할을 잡고 기업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야 한다. 중심을 잡아주지 못해 스타트업이 맴맴 돌다 보니 결국 컨설팅 업체를 찾아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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