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 화두는 망 이용대가를 비롯한 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 문제였다. 세세한 질의와 답변 및 대안을 기대했다. 그러나 과방위의 칼날은 무뎠고, 성과도 미미했다.
여야 모두 핵심을 찌르는 문제 제기는 일부에 그쳤으며, 호통치기에나 바빴다. 당사자인 페이스북코리아, 구글코리아는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
과방위가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돌아왔다. 올해 국감에서도 글로벌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망 이용대가 등 역차별 이슈는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는 지난해에 이어 구글코리아 대표를 비롯해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넷플릭스서비시스 코리아 대표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글로벌CP로부터 확실한 답변과 약속을 끌어낼 수 있는 국감이 돼야 한다. 이번 국감은 20대 국회 마지막 국감이다. 과방위도 수년째 지속되는 이슈를 해결하고 싶을 것이다.
조건도 갖춰졌다. 해결에 대한 열망도 거세졌다. 행정법원이 방통위와 페이스북에 대한 1심 판결에서 페이스북의 손을 들어주면서 글로벌CP로부터 국내 이용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도 비등해지고 있다.
제도 개선 방안도 풍부해졌다. 국회에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고, 여야가 국감 이전부터 힘을 모아 제도 개선을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전기통신사업법 금지 행위 관련 규정을 이용자 이익 및 피해 중심으로 적용하고, 역외 적용 규정과 국내대리인 지정제도 확대를 통해 규제를 글로벌CP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집행력을 강화하는 등 방법론도 구체화해서 제안한 상태다.
과방위가 국감에서 역차별 이슈를 제대로 관통시킨다면 글로벌CP 또한 지난해처럼 방관하거나 피할 수가 없을 것이다.
반대로 과방위가 역차별 이슈에 대해 변죽만 울리거나 핵심을 제대로 짚지 못하면 하나마나한 국감이 될 것이다. 역차별 이슈 해결을 기대하는 여론도 등을 돌릴 것이다.
과방위가 글로벌CP 역차별 이슈 해결에 비상한 책임감으로 임해서 예리한 칼날을 준비하길 바란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