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을 연 1%대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 신청자 절반도 수용하지 못할 전망이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16일부터 29일 자정까지 2주간 안심전환 대출 신청 접수를 받았다. 최종 신청액은 73조9000억원, 신청건수 63만5000건을 기록했다. 20조원 규모인 안심전환 대출 공급가능 금액의 3.5배 수준이다.
안심전환대출 가능 여부를 결정할 '집값 커트라인'은 2억1000만~2억8000만원대로 예상했다. 주택 가격이 낮은 순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자격 요건을 갖추지 않거나 포기하는 사람이 40%까지 늘어날 경우 커트라인이 2억8000만원까지 올라 갈 수 있다.
애초 금융위는 신청 요건 주택 가격을 최고 9억원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커트라인이 2억원 수준으로 정해지면서 정부가 수요 예측을 잘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금융위는 추가 공급은 없다고 강조했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30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4시간 온라인 신청을 받으면서 예상보다 수요가 높았던 것은 사실”이라며 “선정되지 못한 분들은 안심전환대출과 유사한 2% 초반대 금리로 보금자리론을 이용해 갈아타길 권한다”고 말했다.
집값이 지방보다 높은 서울 지역 신청자는 대환 대상으로 선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B부동산 리브온 '월간 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전체 주택 중위 매매가격(중간가격)은 6억4710만원이다. 6개 광역시 전체 주택 중위 매매가격(2억1571만원)의 3배에 달한다.
주택 가격 2억1000만원을 지원 상한으로 가정 시, 지원 대상자들의 평균 주택가격은 1억5000만원, 평균 부부합산 소득은 4100만원, 평균 대환신청액은 7500만원 수준으로 금융당국은 추정했다.
신청자 상당수 탈락이 예상되면서 현 정부에서는 저금리 정책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대출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시장 부담이 커서 당분간 추가적인 저금리 정책대출 상품을 공급할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미 이번 안심전환대출로 20조원 규모 주택저당채권(MBS)이 쏟아질 것으로 예고되면서 채권시장에 가격 하락 우려가 퍼지면서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손 부위원장은 “대환 재원용 주금공 MBS는 은행이 대환규모에 따라 안분 매입할 것”이라며 “향후 정책 모기지 및 전월세 금융 공급과 관련한 재원여력 확대, 관련제도 등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변동·준고정금리 기존 대출을 10~30년 만기 연 1.85~2.10%(전자약정 우대금리 적용 시) 금리를 적용해 최대 5억원까지 바꿔주는 상품이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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