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3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올 7∼9월 연결 기준 잠정 실적으로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7조7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 분기 56조1300억원보다 10.5% 늘었다. 영업이익도 지난 분기 6조6000억원에 비해 16.7%나 늘어났다. 매출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65조4600억원에서 5.3% 줄고 영업이익도 사상 최고 실적을 낸 1년 전의 17조5700억원보다 56.2% 급감했지만 원래 예상한 기대치에 비하면 크게 선방했다. 증권사에서는 경기불황을 감안하면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실적 반등의 주역은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분야였다. 전 분기 기대에 못 미친 IM(IT·모바일) 부문은 갤럭시노트10 시리즈와 갤럭시폴드 판매 증가로 2조원 안팎의 흑자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분기 1조5600억원에 비해 30% 늘어났다. 디스플레이 사업도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플렉서블OLED 패널 판매가 늘어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을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예측했다. 가전도 QLED TV를 필두로 세탁기와 건조기 판매가 늘어 전 분기보다는 흑자가 줄었지만 선전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래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실적 회복을 낙관하기에는 숨어 있는 복병이 너무나 많다. 먼저 반도체가 여전히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낸드플래시는 그나마 하반기에 가격이 상승하고 재고 조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D램은 여전히 부진하다. 연말까지도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 대외 변수도 심상치 않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여전히 긴장감이 감돌고, 세계 경제도 침체 국면이다.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도 발목을 잡을 변수다. 여기에 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심 등에 따른 불확실성도 실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분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당분간은 체력을 기르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섣부른 실적 반등 소식이 혹시나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주지 않을까 염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