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엔씨소프트를 방문했다. 국감 현장시찰단이 게임업체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시책인 52시간 근무제로 촉발된 생산성 저하 문제에 귀를 기울였다.
안민석 문체위원장은 8일 엔씨소프트에서 “직접 와보니 게임 업계가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며 “현장에 들려 어려움을 듣고 도움을 주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으로부터 마이크를 받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게임업계는 정부시책을 따르는 가운데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기 위한 성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성장성이 떨어지고 있는 현재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과제”라고 답했다.
이어 “중국은 6개월에 몇 개 제품을 만들 정도인데 우리 생산성은 연내 생산을 못 할 정도로 뒤쳐졌다”고 덧붙였다.
김대표는 또 “반도체처럼 소프트웨어 총아는 게임”이라며 “좀 더 나은 경쟁력을 가지고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지원해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지적한 성장성은 근무시간과 연관된다. 게임 업계에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된 이후로 신작 출시 빈도가 예년 같지 않다. 모바일 게임 산업 흐름이 변한 것도 있지만 역량을 과거처럼 집중하기 힘들어진 탓이다.
흥행산업인 게임산업은 근무가 탄력적으로 이뤄지는 대표 산업이다. 출시 최적 시점에 맞춰 제품을 만들기 위해 집중 근무하는 '크런치 모드' 등이 존재해 왔다. 과도한 집중 근무는 과로 등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업계는 최대 3개월 단위로 근무시간을 조종해 주당 평균 40시간을 일하는 탄력 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탄력근로제는 특정기간 업무가 몰리는 직군에 활용된다. 출시를 앞두고 초과근무를 하고 나머지는 근무시간을 줄이는 식이다. 하지만 조정 가능한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해 현장 적용은 무리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강신철 게임산업협회장 역시 탄력근무제도 기반 근로제도 정착을 언급했다.
강 협회장은 “미주나 유럽에서도 특정산업에 대해서는 탄력운영 기간을 1년 이상 주고 있다”며 “이 같은 제도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게임 부정 측면이 부각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산업 측면에서 게임이 성장할 때 국가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 문체위 현장시찰단은 엔씨소프트가 게임 내 적용한 인공지능(AI) 기술과 3D 스캔스튜디오, 모션캡쳐 스튜디오 설명을 듣고 모션캡쳐 실황을 견학했다.
엔씨소프트는 2016년 국내 게임사 최초로 사내에 모션스튜디오를 설치했다. 2017년에는 3D스캔 스튜디오를 최초로 설립했다. 132개 카메라가 360도 촬영을 할 수 있다.
AI 연구부서는 대표 직속기관으로 공들이고 있는 분야다. AI센터와 자연어처리센터(NLP)센터가 연구를 진행한다.
이동섭 문체위 간사는 “문재인 대통령도 문화체육부 장관도 게임 진흥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며 “외국에서 수익 70%를 창출하는 엄청난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문체위 위원이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