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 호조에 힘입어 실적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성적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사업은 3분기에도 부진했지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7.7조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4분기 만에 60조원을 회복했고, 영업이익은 3분기 만에 7조원대로 올라섰다.
3분기 실적은 전기 대비 매출은 10.46%, 영업이익은 16.67% 증가했다. 하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은 5.29%, 영업이익은 56.18%나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모두 영업이익이 6조원대에 그치며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3분기에도 극적인 실적 반등은 없었지만, 영업이익이 7조원대로 올라선 것은 긍정적이다.
3분기 실적 반등은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 호조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IM 사업부 실적개선이 눈에 띈다”면서 “전분기 스마트폰 라인업 재편 과정에서의 비용 요인으로 실망스러운 실적을 기록한 이후 3분기에는 예상 수준의 견조한 출하량 및 판가 개선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11 초기 출하가 3분기에 집중되며 전분기 대비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사업부별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IT·모바일(IM) 부문이 2조50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했다. IM부문 실적이 상승한 배경으로는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 10'과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 등의 흥행이 꼽힌다. 갤럭시A 시리즈 등 보급형 제품도 꾸준한 판매실적을 보였다.
디스플레이 사업도 1조20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 아이폰11 용으로 공급한 모바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요 증가가 실적 상승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TV 사업도 호조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8K와 초대형 제품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패널 가격이 하락한 것도 실적에 보탬이 됐다.
3분기 실적이 회복세를 보였지만 장기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사업 회복이 관건이다. 반도체 사업이 삼성전자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전망은 긍정적이다. 3분기에 수요 회복세가 나타났고,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은 “1분기와 2분기에는 서버시장이 아주 어려웠다”면서 “뒤로 가면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현황
자료:삼성전자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