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화학자 요시노 아키라가 9일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이로써 일본은 총 25명의 노벨상 수상자 보유국이 됐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수년래 다수 수상자를 배출하면서 과학기술 강국으로서 위상을 재확인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리튬이온 배터리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존 구디너프(미국)와 스탠리 휘팅엄(영국), 요시노 아키라(일본)를 노벨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요시노는 교토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뒤 아사히카세이에 입사한 그는 전지 연구개발 부문 책임자를 맡으며 '충전할 수 있는 전지' 개발에 매달렸다.
구디너프 교수가 1980년 발표한 논문을 바탕으로 사실상 리튬이온의 '원형'을 만들었다면 요시노는 상용화를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튬이온배터리 핵심 소재 가운데 하나인 음극재의 최적 소재를 찾아 안정성 문제를 해결했고 원통형 셀 개념도 고안했다.
배터리의 양극재는 구디너프 교수가 한 것처럼 금속 산화물인 코발트 산화물을 사용하고, 음극재는 탄소재료인 석유코크스를 사용했다. 그 결과 수백 번이나 충방전이 가능하면서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요시노는 전지의 기본구조를 확립한 1985년엔 특허 출원을 했고, 이를 활용해 1991년 소니가 세계 최초로 노트북과 휴대전화 등에 리튬이온 전지를 채택했다.
요시노의 노벨 화학상 수상으로 일본은 2년 연속 일본 국적 노벨상 수상자를 냈다. 지난해에는 혼조 다스쿠 교토대 특별교수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일본 국적자의 노벨상 수상은 이번이 25명째다. 요시노는 화학상을 받은 8번째 일본인으로 기록됐다. 그동안 일본은 물리학상 9명, 생리의학상 5명, 문학상 2명, 평화상 1명을 배출됐다.
일본 출신이지만 다른 나라 국적을 보유한 수상자도 3명이다. 이들까지 포함하면 일본 출신 노벨상 수상자는 28명으로 늘어난다.
일본은 2014년(물리학상), 2015년(생리의학상), 2016년(생리의학상) 3년 연속 노벨상 수상자를 내는 등 최근 꾸준히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다. 2017년에는 일본에서 태어난 영국인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가 노벨 문학상을 탔다.
노벨상을 학수고대하는 우리나라가 최근 다방면에서 일본과의 기술 격차를 좁혀 나가고 있지만 '간극'이 분명 존재한다는 방증이다. 한국은 1990년대부터야 정부의 기초과학 연구 지원이 시작됐기 때문에 기술, 노하우 축적의 기간이 짧은 것이 사실이다.
특정 분야 연구를 수십 년간 이어가는 일본의 환경 또한 우리로써는 부러운 부분이다.
리튬이온배터리를 연구하는 한 대기업 관계자는 “요시노 박사가 1982년부터 한 회사 연구소에서 리튬이온배터리를 지속하면서 선행 연구에 관여하는 것이 부럽고도 놀랍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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