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이 컴퓨터 비전 기술을 이용해 영화 속 남성과 여성의 캐릭터 묘사 편향성을 정량 분석했다. 영화 속 요소가 성 의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병주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장지윤·이상윤 석사과정 팀은 이미지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영화 속 편향 묘사를 가려내는데 성공했다.

그동안은 영화 '벡델 테스트'를 이용해 여성 캐릭터 성별 묘사 편향성을 평가했다. 이 테스트는 균형적인 성별 묘사를 위한 최소한 요소가 영화에 있는지 판단하는 지표다. 그러나 시각적인 묘사를 고려할 수 없고, 남성 캐릭터 평가가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이미지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문제를 해결했다. 24프레임(fps)인 영화를 3프레임으로 낮춘 뒤, 얼굴감지 기술로 캐릭터 젠더, 감정, 나이, 크기, 위치 등을확인했다. 또 사물감지 기술로 캐릭터와 함께 등장한 사물종류 및 위치를 확인했다. 이를 통해 상업 영화 내 성별 묘사 편향성을 밝히는 8가지 지표를 제시했다.
이 지표는 감정 다양성, 공간 역동성, 공간 점유도, 시간 점유도, 평균 연령, 지적 이미지, 외양 강조도, 주변 물체 빈도 및 종류 등이다.
이병주 교수는 “영화는 대중 잠재의식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영화 내 묘사가 관객에게 미치는 영향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 더욱 영화를 신중하게 제작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