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뒤 5세까지 마시는 음료가 아이의 식습관과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자녀를 둔 부모는 앞으로 음료 선택에 세심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달 미국의 건강한 식생활 연구회(Healthy Eating Research)는 ‘유아기의 건강한 음료 섭취: 미국의 주요 보건 기구들이 전하는 권고사항’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펴낸 이 연구회는 현재 ‘건강한 음료, 건강한 아이들(Healthy Drinks, Healthy Kids)’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영양 및 식이요법학 학회, 미국 소아과학회, 미국 심장협회 등의 보건 기구들과 함께한다.
먼저, 0세부터 5세는 건강한 식습관과 맛의 선호도가 형성되는 시기로,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최상의 성장발달을 돕고, 식사와 관련된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음료는 어린 시절에 먹는 식사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해 수분 보충과 영양소 섭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5세 이전의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자제해야 할 음료의 종류를 다음과 같다. 가공우유·유아용 조제식·식물성 우유/비유제품 우유·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설탕&인공감미료가 들어 있는 음료 등이다. 위 음료들은 설탕 함량이 많거나 아이들에게 영양 상 특별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영양 상 몸에 좋은 음료로 흰 우유와 물을 추천했다. 특히 우유의 경우, 단백질, 칼슘, 칼륨, 인, 비타민 A, D, B12, 리보플라빈, 나이아신 등 9가지 필수 영양소를 제공하기 때문에 성장기에 좋은 식품이라고 소개했다. 더불어, 5세 이하의 아이들은 연령에 맞는 우유와 음료를 먹여야 한다고 전했다.
예를 들면 ▲생후 6개월 이하는 모유나 분유 ▲6~12개월은 물 추가(주스 제외) ▲12~24개월은 일반 우유, 물, 소량의 100% 과일 주스 ▲2~5세는 저지방 또는 무지방 우유, 물, 소량의 100% 과일 주스 등이다.
한편,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지난 8월, 청소년을 위해 빵, 간식을 먹을 때 함께 마시면 좋은 음료로 흰 우유와 물을 추천했다. 당시 식약처는 성장기 아이들의 하루 당 섭취 비율이 권고율인 10%보다 높은 것을 우려하며, “어린이, 청소년들이 즐겨먹는 빵은 당류가 적은 것을 선택하고 초코우유, 딸기우유나 탄산음료보다 흰 우유, 물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2018년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에서 청소년의 충치 발병률이 높게 나온 점을 볼 때, 학생들의 우유 섭취 습관은 더욱 중요해 보인다. 우유 속 칼슘, 비타민 D, 인 등의 영양소가 통해 치아 부식과 잇몸 질환을 예방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치과의사 박창진 원장 또한 “치아를 손상시키지 않는 음료는 물과 우유”라고 말하며, 하루 3회 이상 우유와 유제품을 섭취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앞서 언급한 칼슘, 비타민 D, 인은 아이의 키 성장에 필요한 우유의 주요 영양소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비타민 D는 칼슘의 대사를 조절하여 체내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돕고, 뼈 강화, 세포 성장, 근력 발달, 면역기능 강화에 관여한다.
정형외과 최은석 교수는 작년 우유인식개선 시민강좌에서 ‘청소년의 건강성장과 뼈 건강을 위한 우유섭취’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뼈 건강과 키 성장에 우유가 좋다고 하는 이유는 칼슘, 인, 단백질, 비타민 D 등이 모두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0~12세 아이들 700명을 대상으로 2년간 우유섭취 효과를 조사한 결과, 꾸준히 섭취한 아이는 평균 키, 골량, 골밀도가 각각 1.2cm, 1.2%, 3.2%가 증가한 반면, 그렇지 않은 아이는 키가 작거나 골량이 적고, 뼈 골절의 위험이 2.7배 높았다.
위 내용에 대해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국내외 전문의들이 유아기·성장기에 마셔야 하는 영양 음료로 흰 우유를 권장하고 있다”며, “어릴 때부터 꾸준히 마시는 습관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형인우 기자 (inw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