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놓고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 싸움이 격화된다. 각사가 선임한 전문가를 통해 균주 출처 분석자료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출했는데, 이 역시 상반된 결과가 나와 ITC 재판에 이목이 집중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7월 ITC 재판부 결정에 따라 각사가 전문가를 선임해 균주를 감정해 보고서를 제출했다. 내년 2월 ITC는 보고서를 참조해 재판을 시작하게 된다. 최종 결과는 10월경 나올 전망이다.
지난달 20일 ITC에 보고서를 제출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 보툴리눔 균주를 분석한 결과 메디톡스 보툴리눔 균주에서 유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메디톡스가 감정을 의뢰한 폴 카임 교수는 대웅제약 보투리눔 균이 한국의 자연환경에서 분리동정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자사의 균주를 도용한 것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미국 미시건대 데이빗 셔먼 박사 반박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유기화학 전공자인 셔먼 박사의 보고서는 한국 토양에서 균주를 분리 동정했다는 대웅제약 주장을 전혀 뒷받침하지 못한 반박을 위해 만든 자료에 불과”하다면서 “카임 교수 보고서 전체 내용을 공개하자고 일관되게 주장했지만, 일부 공개만 동의하면서 반박하고 있는 대웅제약은 지금이라도 전체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의 검사법이 잘못 됐으며, 자체 조사 결과 양사 균주는 유전적으로 서로 다른 게 입증됐다고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우선 메디톡스 측 전문가인 카임 교수는 단일염기다형성(SNP) 분석을, 대웅제약 측 전문가인 셔먼 박사는 전체 유전자 서열(WGS) 직접 비교 분석 방식을 사용했는데 출발점부터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같은 속, 같은 종 균주 간 유전자를 비교할 경우에는 SNP 방식이 적절치 않고, 전체 유전자를 비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비교대상으로 과거 GenBank에 등록된 여러 균주 서열을 바탕으로 계통도를 만들었는데, 등록된 정보 정확도가 낮고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셔먼 박사는 반박 보고서를 통해 “메디톡스 방법 대신 전체 유전자 서열분석 직접 비교를 통해 다양한 부분에서 양사 균주가 차이가 있음을 입증했다”면서 “유전자 차이를 볼 때 가장 중요한 16s rRNA 유전자 염기서열이 서로 다르다는 점도 밝혀냈다”고 주장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