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손을 이용하는 능력의 기원을 찾아냈다. 향후 뇌질환 환자의 재활, 신경조절 치료나 인공지능(AI) 관련 기술개발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DGIST(총장 국양)는 안진웅 지능형로봇연구부 책임연구원이 '손 조작 솜씨'를 설명할 단서를 찾았다고 16일 밝혔다.
사람의 동작들은 신체의 좌측과 우측으로 구분돼 각각 반대편 뇌 영역의 통제를 받는다. 우뇌는 신체의 왼쪽, 좌뇌는 신체의 오른쪽 동작들을 담당하고 통제한다. 이를 대측성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손을 이용해 정교한 작업을 수행하는 인간만의 능력인 '손 조작 솜씨'를 대측성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은 오른손을 주로 쓰는 정상인 15명을 대상으로 오른손과 왼손으로 복잡한 과제를 번갈아 수행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대뇌 피질의 혈류 상태를 보여주는 신호를 검출, 평소 주로 사용하는 손(오른손)과 아닌 손(왼손)을 각각 사용할 때 나타나는 대뇌 피질의 패턴을 관찰했다. '손 조작 솜씨'가 뇌 어느 부분에서 시작되는지를 보여주는 단서를 찾는데 집중했다.
연구결과 주로 사용하는 손(오른손)으로 복잡하고 섬세한 동작을 수행하면 이를 관장하는 좌뇌의 대뇌 피질 혈류만 활성화됐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손(왼손)은 손의 반대편 뇌인 우뇌의 대뇌 피질과 좌뇌의 대뇌 피질도 함께 활성화됐다.
연구팀은 평소 잘 쓰지 않는 손을 이용해 복잡한 동작을 수행하면 우리의 신체는 좌뇌와 우뇌를 함께 작동시킨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향후 뇌질환 환자의 재활, 치료 등 임상 연구에 적용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진웅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가 뇌질환 환자들의 작업 재활, 운동 신경조절 치료 등 임상 과정에 활용이 가능하다”면서 “최근 딥러닝 등 뇌의 시각 피질을 모방한 AI를 넘어 뇌의 운동 피질을 모방한 AI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