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5년에 우리나라 빌딩 유리창에서 태양광 발전을 통한 전력 직접 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력공사가 18% 이상 효율을 갖춘 반투명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발에 성공, '건물 외벽 태양광 시대'를 앞당겼다.
21일 한전 전력연구원은 반투명(투과도 14% 기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광전변환효율이 18.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빛을 투과하는 반투명 태양광을 설치하고도 18% 이상 고효율을 낸다는 의미로, 18% 이상 효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전은 또 페로브스카이트 평판형 태양전지(불투명) 광전변환효율 20.4%를 달성, 지난해 미국 네이처에너지 저널에서 발표된 효율 20.1%를 넘어서며 세계 최고 효율 기록도 뛰어넘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1839년 러시아 우랄산맥에서 발견된 광물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를 활용한 태양전지는 생산비용이 싸고 빛을 전기로 전환하는 광전변환효율이 기존 실리콘 소재와 비슷해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 받고 있다.
반투명 태양전지는 빛을 투과하는 면적이 커질수록 효율이 떨어진다. 전력연이 개발한 반투명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1×1㎠ 크기로, 5×5㎠의 12.0% 효율 달성이 '건물일체형 태양광시스템(BIPV)용 반투명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개발(R&D)의 최종 목표다. 상용화가 가능한 크기는 10×10㎠로, 연구원은 2025년께 상용 제품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연이 반투명 태양전지 R&D에 도전한 것은 도심 지역 고층 빌딩에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어 좁은 영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음은 물론 고가의 실리콘 태양전지가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두루 감안한 결과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실리콘 소재보다 수명이 짧은 게 단점이다. 전력연은 수명 문제 개선을 위해 반투명 태양전지를 고온다습한 특수 장치에서 보관, 1000시간 경과를 지켜보며 외부 환경에 따른 효율 변화를 테스트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자봉지 기술을 적용한 3개 태양전지가 500시간이 경과한 이후에도 외부 환경에 따르는 성능 변화가 나타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김도형 전력신소재연구실 책임연구원은 “고층빌딩 외벽에 반투명 태양광을 설치하면 서울, 부산 등 대도시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는 데 용이할 것”이라면서 “설치가 쉽고 공간 제약이 크지 않은 장점을 살려 창고·공장·주차장 지붕이나 자동차 선루프 등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적용, 실증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