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8K TV 시장을 키울 때다

[사설]8K TV 시장을 키울 때다

세계 TV 시장 1, 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주도권을 놓고 뜨거운 '장외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은 올레드TV 광고 등이 문제가 많다며 LG를 불공정 업체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삼성은 신고서에서 'LG전자가 표시광고법과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LG는 삼성이 과장 광고를 하고 있다며 비슷한 내용으로 공정위에 제소했다. LG전자의 선전포고에 별 반응이 없던 삼성전자가 공정위 맞제소라는 강수를 두면서 확전 공산이 높아졌다.

8K TV 논쟁은 처음이 아니다. LG전자는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서 삼성 QLED TV를 겨냥해 “픽셀 수로는 8K가 맞지만 해상도 기준으로는 8K가 아니다”며 포격을 가했다. LG전자가 언론 브리핑을 통해 공세 수위를 높이자 삼성은 비교 시연을 벌이며 대립해 왔다. 급기야 LG전자가 QLED TV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삼성이 다시 제소하면서 감정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업체 모두 이미 선을 넘었다. 소비자의 알권리를 위해 기술 논쟁은 필요하다. 공들여 개발한 기술을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깎아내리는 것 자체가 상도의에 어긋난다.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나 기술은 보기 나름이다. 세상에는 좋은 기술도 나쁜 기술도 없다. 기술은 무색무취다. 단지 소비자한테 어떤 편익을 주는 지가 중요하다. 이를 가리기 위한 기술 경쟁이라면 두 손 들어 환영한다.

과장 광고와 같은 공정 거래 시비는 다른 문제다. 감정이 개입된다. 유리한 판결을 끌어내기 위해 불필요한 과잉 대응은 불가피하다. 이기든 지든 남는 결과는 앙금과 상처뿐이다. 당사자는 물론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필요하게 열심히 '잽'을 날려 봐야 장외전일 뿐이다. 기업은 본 무대인 시장에서 승부를 가려야 한다. 그래야 선의의 경쟁이 가능하고, 승부에서 져도 남는 게 있다. 사업은 정치가 아니다. 명분이 아니라 실속을 먼저 봐야 한다. 공정위 공방이 어떤 이득을 주는 지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