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 일왕 즉위 "세계 평화, 헌법 수호"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일왕 즉위식 참석을 위해 공군 1호기를 타고 출국하는 모습. 사진 =국무총리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일왕 즉위식 참석을 위해 공군 1호기를 타고 출국하는 모습. 사진 =국무총리실

나루히토 일왕이 22일 일본 도쿄에서 거행된 즉위식에서 세계 평화와 헌법 수호를 서약했다. 우리 정부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대표로 즉위식에 참석했다.

2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 황궁에서 나루히토 일왕은 오후 1시경 옥좌인 '다카미쿠라'에 앉아 즉위를 선포했다.

일왕은 “일본 국민의 행복과 세계의 평화를 간절히 희망한다”며 “헌법에 따라 일본과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서 책무를 다할 것을 맹세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왕(아키히토)은 30여 년 재임 기간, 항상 국민의 행복과 세계 평화를 간절히 희망해 왔고, 때론 국민과 고락을 함께해 왔다”면서 “그러한 마음을 다시 한번 깊이 되새기겠다”고 말했다.

이날 나루히토 일왕은 '평화 헌법'으로 불리는 현 헌법 수호 의지를 확인했다. 새 일왕으로서 원론적이고 기본적인 견해를 밝힌 것이라는 분석도 있으나, 아베 총리의 개헌 추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베 총리는 전쟁 가능한 국가 만들기를 위한 헌법 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나루히토 일왕은 지난 5월 1일 제 126대 일왕으로 즉위했으며 이날 즉위식을 통해 일본 안팎에 공식화했다. 즉위식에는 영국 찰스 왕세자를 비롯해, 왕치산 중국 부주석,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아웅 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 등 174개국 축하 사절 400명을 포함한 2000명이 참석했다.

이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이날 오전 방일했다. 일본 최대 국가행사인 일왕 즉위식에 최고위 인사가 참석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정부가 예우를 갖춰 축하 인사를 전했다는 뜻이다. 한일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이 총리의 방일을 계기로 관계 개선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즉위식 후 이 총리는 도쿄 신오쿠보역에 있는 고 이수현 의인 추모비에 헌화를 할 예정이다. 고 이수현 씨는 18년 전 일본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한국인 유학생이다.

23일에는 각계 대표들과의 교류를 통해 양국 교류와 협력을 강조할 예정이다. 일한의원연맹 관계자 조찬을 한 후 도쿄 소재 대학에서 일본 젊은이들과의 대화를 갖는다. 동포대표 초청 오찬간담회, 야마구치 공명당 대표 면담, 에다노 입헌민주당 대표 등 각 정당 대표 및 원로 면담, 모리 전 총리(도쿄올림픽조직위 위원장) 면담도 한다. 24일에는 아베 총리와 면담한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