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분들께 죄송한 마음입니다.”
마약류 관리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씨가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나며 이같이 밝혔다.
24일 인천지방법원 형사12부(송현경 부장판사)는 이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2만7000원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로 이씨는 구속 48일만에 석방됐다.
재판부는 “대마 밀수 범행은 무기 또는 징역 5년 이상의 중한 범죄”라며 “다만 범죄 전력이 없고 대마가 모두 압수돼 유통되지 않았고 다시는 범행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구치소를 나오며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마약 밀반입 경위”, “변호인 접견을 본인이 직접 한 것이냐”, “들여온 마약은 유통을 목적으로 반입한 것이냐” 등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이씨는 9월 1일 오전 4시55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액상 대마 카트리지 20개, 대마 사탕 37개, 대마 젤리 130개 등 변종 대마 1000달러(약 119만원 상당) 상당을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함께 지난 4월 초부터 8월 30일까지 미국 LA 등지에서 대마오일 카트리지를 수차례 흡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입국 당일 세관에 적발된 이씨의 신병을 인계받아 1차 조사 후 귀가 조치한 후 3일 오전 이씨를 소환해 추가 조사를 벌인 뒤 돌려 보냈다. 이씨는 추가 조사 다음날인 9월 4일 오후 6시20분께 혼자 택시를 타고 인천지검 청사를 찾아와 스스로 구속 수사를 요구했고 이에 검찰은 같은 날 오후 8시20분께 긴급 체포했다.
이씨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로 이틀 뒤인 9월6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 수감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이후 검찰은 앞선 결심 공판에서 (이씨가) 대마 매수와 수수 행위에 그치지 않고 국내로 대마를 밀수했고 밀수한 대마의 양이 상당한 점 등을 근거로 이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대마에 손을 댄 이유나 경위 보다는 신병을 극복하고 성실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학업 및 사회생활을 해 왔던 과정을 설명하면서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범행동기에 대해 가정 환경의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이를 더 건강하게 풀 수 있는 상황이라 판단한다”며 “재범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약속을 몸과 마음을 망가뜨린 후에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고 양형 이유를 덧붙였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