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대기업, '면세점 순풍' 타고 훨훨

화장품 업계가 주요 판매 채널인 면세점의 가파른 성장에 힘입어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최고가 라인 화장품을 중심으로 중국인 고객 수요가 늘면서, 면세점 매출이 전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LG생활건강 후(Whoo) 롯데면세점 스타라운지 고객초청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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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 3분기 화장품사업 매출은 1조160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1.6%나 증가했다. 면세점 매출이 4968억원으로 27.0% 성장하며 전체 신장률을 웃돌았다.

중국인 보따리상을 중심으로 면세점 수요가 꾸준한 '후와 숨', '오휘' 등 럭셔리 브랜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국내 면세점 매출 최상위권인 '후'는 전년 동기대비 28% 매출 성장을 거뒀다. '후'의 후속 브랜드인 '숨'도 초고가 라인인 로시크숨마 매출이 83% 늘며 새로운 효자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평균판매가격(ASP)이 높은 후의 '천율단'과 오휘 '더퍼스트라인' 출시 효과도 면세점 신장세를 이끌었다. 오휘 초고가라인인 더퍼스트는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나 급성장했다.

럭셔리 효과에 힘입어 LG생활건강은 올해 상반기 면세점 화장품 매출이 30% 신장한데 이어, 3분기에도 20%대 성장률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3분기 화장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5.1% 증가한 2119억원에 달한다.

오는 30일 실적 발표를 앞둔 아모레퍼시픽도 면세점 효과가 중국 내수시장의 부진을 상쇄할 것으로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6.4% 늘어난 1조3607억원, 영업이익은 14.3% 증가한 875억원을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영현 SK증권 연구원은 “광군제와 국경절에 보따리상 수요가 이어지며 3분기 면세점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25.6% 증가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분기 17% 성장에 비하면 상당히 개선된 상황이다. 그러면서 “중국 현지 매출 부진을 면세점 호조가 단기적으로 상쇄시켜주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럭셔리 라인인 설화수 신제품 출시에 따른 고가 라인업 강화가 면세점 성장세를 이끌었다. 특히 설화수는 지난 8월 중국 배우 안젤라베이비를 중화권 모델로 발탁했다. 설화수가 중국인을 브랜드 모델로 발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50~60%에 달한다”면서 “3분기 들어 국내 면세점 매출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도 중국인 보따리상을 중심으로 화장품 판매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