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을 세계 최고 에너지 연구개발(R&D) 허브로 육성할 것입니다.”
김숙철 한전전력연구원장은 29일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재생에너지 핵심 기술과 에너지저장·전환기술, 전력신소재 기술을 융·복합해 '세계 1위 에너지 연구원'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원장은 지난 2012년 12월부터 4년간 한전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서남해해상풍력 본부장을 역임,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산업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손꼽힌다. 최근에는 세계 최고 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기술을 비롯해 그래핀 슈퍼커패시터, 해상풍력 환경모니터링 시스템, 석션버켓 해상풍력공법 등 재생에너지 분야 연구 성과도 분명하다.
그는 “연구원은 1961년 전기시험소로 출범한 이후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이바지한 것은 물론, 국민에게 질 좋고 저렴한 전기를 공급하는데 일조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앞으로도 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사업화로 또 한 번 퀀텀점프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연구원 핵심 기치로 '상생'을 강조했다. 연구원에서 개발한 성과를 한전뿐 아니라 국내 중소·중견기업에 이전해 상생을 도모하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배전계통 관리시스템 등 R&D 성과 78건을 중소·중견기업에 이전하는데 성공했다. 필리핀·부탄·우크라이나·아랍에미리트(UAE)·요르단·이란·사우디아라비아·캐나다 등 해외로 기술이전한 성과도 뚜렷하다. 기업이 즉시 상용화 할 수 있는 R&D 과제를 채택·성공한 것이 이 같은 성과를 달성하는데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내년에는 '한전 데이터 대통합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현재 한전은 방대한 전력설비를 관리하는 데이터 시스템이 261개로 분산돼 있는데 이를 '허브팝'이라는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내년 중 완료한다는 목표다. 전력설비 고장 예측은 물론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한 아이디어 사업화에 긍정 효과가 나타날 거란 기대가 크다.
김 원장은 “내년이면 한전의 모든 데이터를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허브파일 시스템이 갖춰질 것”이라며 “모든 직원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해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우리나라가 세계 에너지 R&D 분야에서 '패스트팔로어'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퍼스트무버'로 전환하는 변곡점에 서있다”면서 “앞선 신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세계로 전파하는 목표로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걷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