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사전동의 심사에서 '지역채널 독립성'과 '8VSB 가입자 보호 방안'을 다룬다. 2016년 SK브로드밴드-CJ헬로 사전동의 심사계획서에 현재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결과다.
방통위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전문가 자문을 토대로 마련한 사전동의 심사계획(안) 초안을 보고받았다.
이는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에 대한 심사에 속도를 붙이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다. 방통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합병 심사가 끝나면 사전동의 심사를 진행, 과기정통부에 결과를 회신한다.
초안에 담긴 사전동의 심사항목은 9개로 △방송 접근성 보장 가능성 △방송서비스 공급원의 다양성 확보 가능성 △시청자 권익보호 가능성 △합병법인 및 최대주주 공적책임 이행 가능성 △콘텐츠 공급원의 다양성 확보 가능성 △지역채널 운영 계획 및 지역사회 공헌 계획 적정성이다.
총 1000점 만점에 650점 이상을 획득해야 사전동의 절차 통과를 원칙으로 하되 방통위가 필요에 따라 조건부과 등을 검토하는 방식이다.
심사사항 및 심사항목은 2016년 발표된 SK브로드밴드-CJ헬로 사전동의 심사계획(안)과 대부분 일치한다.
다만 심사항목 중 '지역채널 운영 계획의 적정성' 하위 심사 세부항목은 수정·보완됐다. 기존 '지역채널 활성화 방안'과 '지역채널 운영의 공정성'을 통합해 '독립적 지역채널 활성화 방안'을 심사하기로 했다.
이는 재벌기업, 전국사업자 등을 이유로 직사채널 소유가 금지된 IPTV가 케이블TV 지역채널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고려한 조치다. 방통위가 인수합병(M&A) 시 지역채널 독립운영 방안이 보장돼야 한다는 자문단 의견을 수용한 결과다.
또 '시청자 권익보호 가능성' 심사항목 내 '8VSB 상품 유지계획' 심사내용도 추가했다. IPTV가 케이블TV 가입자의 IPTV 전환을 위해 8VSB 상품 품질을 저하하거나 가격을 인상하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방통위 전체회의에서는 '합병법인 및 최대주주 공적책임 이행 가능성'에 대한 배점 상향과 지역성 구현 심사 강화 등에 대한 보완 주문이 있었다.
김석진 부위원장은 “공적책임 이행 가능성 배점이 40점에 불과하고 평가항목도 2개뿐”이라며 “방송의 공적책임과 공정성 구현 달성은 방통위의 주된 업무이기에 심사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욱 상임위원은 “지역채널, 콘텐츠 투자, 지역민 참여 프로그램 확대, 재난방송 강화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면서 “합병 시 케이블TV 경쟁력이 높아지고 시너지가 발현될 수 있는지 심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방통위는 전문가 자문을 얻어 심사항목을 포함한 사전동의 심사계획(안)을 보완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 사전동의 요청이 있으면 전체회의를 열고 최종 확정한 뒤 심사위원회(9인)를 구성, 2박 3일간 심사를 진행해 결과를 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통위원 의견을 포함해 전문가 자문단과 심사항목을 재검토할 계획”이라며 “항목별 배점 조정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6·2019년 사전동의 심사항목 변경내용, 자료 : 방송통신위원회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