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호 한국한의학연구원 미래의학부 박사는 첨단 기술과 한의학의 접목이라는 새로운 분야 창출에 힘쓰는 과학자다.
최근에는 그동안 실체를 파악할 수 없었던 '기능성 소화불량'을 한의학 개념과 첨단 센서를 활용해 진단할 수 있게 하는 '복진' 기술을 개발, 이목을 끌었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우리가 쉽게 겪는 질병이지만, 현재로는 정확한 진단이 불가능하다. 양의학 진단으로는 특별한 소화기관 이상을 잡아낼 수 없다. 당연히 약을 처방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김 박사를 비롯한 연구팀은 한의학 개념인 복진을 통해 기능성 소화불량 진단 활로를 찾았다. 열화상카메라와 뎁스카메라, 압통기, 초음파 영상장치, 전자 청진기 등 첨단 센서를 이용해 다양한 복진 정보를 얻었다. 또 이를 알고리즘으로 종합 분석해 정확한 진단결과를 내놓게 했다.
그는 “사람들이 쉽게 옛 것이라고 여기는 한의학 개념을 첨단 기술과 결합해 현대 의학으로 알아낼 수 없었던 질환을 진단할 수 있게 했다”며 “이것이야 말로 '온고지신'이라는 말에 ㄸㆍㄱ 들어맞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가 이런 연구에 힘쓰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과 평소 가진 사명감이 결합된 결과다. 그는 평소 많은 이들이 더 건강하고 오래 사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었다. 다만 생활에 쫓겨 대기업 연구직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뜻하지 않게 한의학연을 접했고, 의료기기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 박사는 “사실 이전에는 한의학연이란 곳이 있었는지도 몰랐다”며 “그러나 기관 취지와 연구 영역을 접하고는 평소 품은 꿈을 이루기 위해 이곳에서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한 정부출연연구기관은 그가 힘을 쏟기에 적합한 곳으로 느껴졌다는 설명이다.
김 박사는 앞으로도 기존 연구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한의학연이 중점 개발하는 '인공지능(AI) 한의사' 프로젝트에 현재 개발 중인 복진 기술을 더하는 것도 추진한다. 한의학과 첨단기술이라는 신·구, 동·서 조화에 계속 매력을 느낀다.
김 박사는 “공학자이자 과학자로서 한의학과 첨단 기술을 융합하는 것은 배울 것도 많고 매력도 넘쳐 흐른다”며 “앞으로도 관련 연구에 힘써 더 많은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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