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교통의 핵으로 떠오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추진할 전담조직을 내년 신설한다. 사업을 총괄할 조직 출범은 기대되지만 사업 규모와 영향에 비해 작은 과장(서기관)급 조직이어서 추진동력을 창출할 수 있을지 우려도 나온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GTX 설계와 실행을 전담할 전담조직을 꾸리는 안을 행정안전부와 협의했다.
국토부 고위관계자는 “수도권의 새로운 급행 교통체계인 'GTX' 건설을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면서 “국토부 내에 이를 전담할 조직을 내년 꾸린다”고 말했다.
전담 조직은 현 철도정책국 소속으로 서기관이 총괄하는 팀으로 출범한다. 정확한 출범 시기는 조율 중이다.
GTX는 수도권 주요 거점을 30분 내로 통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주택문제 등 수도권 지형도를 대대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KTX를 잇는 제 2의 교통혁명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도시권 광역교통 비전에서도 GTX가 핵심으로 주목됐다. 정부는 GTX-A,B,C 노선 외에 교통 소외 지역인 서부권에 GTX-D 노선을 구축하는 안까지 검토한다.
GTX는 지하 40~50m 대심도에서 시속 100㎞로 달리는 철도다. 도심을 관통하는 대심도철도인만큼 건설 방식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 요금, 건설 과정에서 민원까지 기존 지하철이나 고속철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GTX에 투입되는 자금만 수십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수도권 주민의 생활 양식을 바꿀 것으로 전망돼 영향 연구가 필요하다.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GTX역 영향권 범위를 신분당선 등 기존 급행철도역 영향권인 2㎞ 수준의 두 배가 넘는 5㎞로 보고 있다.
현재 GTX는 구상을 넘어 A노선은 공사, B는 예비타당성을 통과하고 C는 기본계획을 수립중인 단계까지 왔다. 신설되는 전담팀은 GTX 관련 계획 수립부터 건설을 둘러싼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역할한다.
GTX 영향·역할에 비해 전담 조직 규모가 작아 제대로 추진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국토부에서도 국장급 이상이 총괄하는 추진단을 고려했다. 부처 협의 과정에서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지금은 기본 구상 단계를 넘어 설계를 하고 실행전략을 짜야 하는 시점”이라면서 “전담 조직 규모가 너무 작으면 제 역할을 못하고 결국 다른 조직에 업무를 나누는 일만 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GTX-A 노선만 해도 서울 청담동 주민 등 대심도철도 건설을 우려하는 민원이 많다”면서 “조직이 작아 업무를 다른 곳으로 맡기다 보면 이를 뚫고 나갈 동력을 마련하기도 힘들다”고 덧붙였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