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 착한텔레콤 대표](https://img.etnews.com/photonews/1911/1239452_20191105131619_003_0001.jpg)
스카이(SKY)가 돌아왔다. 3년 3개월여 만의 신제품이다. 폴더폰에 이어 스카이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많은 사람에게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 있던 스카이 휴대폰이 다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착한텔레콤은 왜 휴대폰 사업에 진출해 스카이를 되살려낸 것일까. 그 이유를 직접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남녀노소 모두가 사용하는 '보편 재화'로서 휴대폰 선택권을 넓히고자 함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대기업의 브랜드 휴대폰 이외에는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상위 3개 회사가 시장점유율 95% 이상을 차지했다. 고객은 으레 이 가운데에서 선택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여러 브랜드가 다양한 성능과 가격으로 고객의 선택을 기다린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고객은 좋은 휴대폰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스카이 휴대폰 첫 복귀작이 3세대(3G) 폴더폰인 이유도 역시 주요 기업이 생산을 중단한 탓에 고객 선택권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사전 계약 이후 많은 고객이 보이는 관심을 바라보며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출시할 스카이 스마트폰 역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확보, 그동안 고객이 경험하지 못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휴대폰 유통 시장의 변화도 스카이 휴대폰 복귀의 계기가 됐다. 1984년 국내에 첫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된 이래 휴대폰 시장은 통신사가 보조금을 얹어 고객에게 '유통'하는 구조로 이뤄졌다. 누구는 휴대폰을 공짜로 살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는 비싸게 구매해야 하는 고객 차별과 시장 왜곡이 만연했다.
30여년 동안 이어진 휴대폰 유통 관행은 2014년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되면서 변화했다. 공정한 보조금으로 고객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법률 기반이 됐다. 또 '단말기 자급제'가 본격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토대가 됐다. 기존에는 통신사에서만 휴대폰을 구매할 수 있었다면 단말기 자급제 시행 이후에는 온라인마켓이나 중고시장 등에서 누구나 휴대폰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통신사에 휴대폰을 공급하는 방법밖에 없었다면 스카이 휴대폰 복귀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온라인마켓 사업자와 스카이 휴대폰 판매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유통 시장에서도 공정한 경쟁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휴대폰 제조 방식도 변화했다. 예전에는 휴대폰 제조를 위해 연구개발(R&D)과 생산시설을 모두 갖춰야 했다. 이제는 오픈소스를 활용한 개발과 모듈화된 생산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 핵심 기술과 디자인을 설계한 이후 생산은 중국이나 베트남 등 저렴한 생산지를 활용한다면 고객에게 고성능의 저렴한 휴대폰을 공급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애플도 아이폰 생산은 중국 소재 팍스콘 등에서 하며, 최근에는 국내 대기업 제조사 역시 생산시설을 축소하고 중국·베트남 생산 인프라 활용을 늘리는 추세다. 스카이 휴대폰을 준비하며 탐방하던 중국 위탁 생산 공장은 세계 주요 휴대폰 브랜드 회사를 대신해 연간 수 천만대의 휴대폰을 생산하고 있다. 세계 제조 패러다임의 변화다.
마지막으로 국내 휴대폰 브랜드 활성화다. 2000년대만 하더라도 삼성전자·LG전자·애플 외에 팬택, SK텔레텍(스카이), KTFT, 세원텔레콤, 텔슨전자, 어필텔레콤, VK모바일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존했다.
다양성과 경쟁이 기술 발전 및 시장 활성화를 이뤘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은 지금의 정보기술(IT) 강국에 이르렀다. 반면에 최근 한국에는 대기업 이외에 이렇다 할 휴대폰 제조사를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중국 기업의 거센 추격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에서는 모토로라, 노키아와 같은 브랜드가 되살아나 시장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한국에서도 스카이를 비롯한 많은 제조사가 휴대폰과 IT 제조업에 다시금 뛰어들어 예전의 활기를 되찾기 바란다.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우리가 그 변화의 자그마한 초석이 되어 보고자 한다.
박종일 착한텔레콤 대표 justin.park@goodmobil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