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와 다이너스카드의 18년 간 이어온 제휴 계약이 종료됐다. 양측 요구가 서로 달라 장기간 지속했던 제휴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현대카드가 유일한 제휴 상품 발급을 이미 중단했고, 혜택도 축소했던 점을 볼 때 어느 정도 예견됐던 수순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올해 12월 31일부로 다이너스 클럽 인터내셔널의 제휴 계약이 종료돼 내년부터 모든 다이너스 클럽 카드의 발급이 중단된다는 내용을 고객에게 안내하고 있다.
제휴가 끝나면서 '현대 다이너스 M(마일리지)' 카드도 단종됐다.
다만 현대카드는 이 카드를 보유한 경우 유효기간까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 기간 분실이나 훼손 시에도 재발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제휴 종료된 다이너스카드는 현대카드의 전신이다. 현대차그룹이 2001년 다이너스카드를 인수해 출범한 카드사가 바로 현대카드다. 인수 당시 현대카드 시장 점유율은 1.8%로 하위권이었지만, 현재는 업계 상위권 카드사로 성장했다.
현대카드는 이번 제휴 종료에 대해 “현대카드의 전신이기도 한 다이너스카드와 오랜 기간 제휴 계약을 했지만, 양측 요구가 달라 제휴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답했다.
다이너스카드는 1984년 한국에 처음 선보였다. 대기업 임원 등 주로 고액 소득자가 주 사용자였다. 다이너스카드를 인수해 출범한 현대카드 역시 다이너스란 브랜드로 플래티넘 서비스를 제공했다. 특히 업계 처음으로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소득자 등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업계는 이번 제휴 종료를 예견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앞서 현대카드가 지난해 6월 유일한 제휴 상품이던 '현대 다이너스 M' 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게다가 5만원으로 여러 장의 가족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었던 혜택도 1장까지 축소하고, 일부 공항 라운지 이용까지 제한하는 등 혜택까지 줄이고 있어 사실상 제휴 종료 수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 발급을 중단하고, 혜택을 줄이는 수순은 카드사에 있어 단종 절차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 “특히 유일한 제휴 상품의 발급까지 중단하고 장기간 재개하지 않은 점을 들어 제휴 종료가 사실상 결정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카드가맹점수수료 인하 등 업황 악화가 이를 더 앞당겼다는 분석이다. 수익성이 나지 않은 상황에 플래티넘 제휴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포트폴리오 상 이점이 없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특히 다이너스카드는 연회비 대비 횟수 제한 없이 공항 라운지 이용이 가능한 상품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혜자' 상품”이라면서 “카드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 제휴를 연장하면서까지 이런 상품을 유지하는 것이 부담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