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도 이달 9일로 반환점을 돈다. 5년 임기 가운데 2년 6개월이 지났다. 이낙연 총리는 5일 “내각은 국민의 꾸지람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새 출발을 한다는 각오로 국정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그동안 정부는 국민과 함께 쉼 없이 달려왔다. 국민께서 힘을 모아 주신 덕분에 성과도 많았다”면서 “그러나 과제 또한 많다. 국민의 질책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첫째 더 낮게 국민의 말씀을 듣고 정책에 충분히 반영하라. 둘째 더 가까이 국민의 삶을 살피며 더 필요한 정책을 발굴·시행하라. 셋째 더 멀리 미래를 바라보며 대비하라”며 후반기 내각의 세 가지 자세를 당부했다.
이 총리의 지적은 지극히 상식 수준 이야기다. 공직자가 지녀야 할 당연한 마음가짐이다. 집권 전반기가 끝나는 상황에서 이제서야 후반기에 임하는 공무원 기본자세를 거론할 정도로 상황이 한가롭지 않다. 이미 집권 중반의 반환점을 찍은 시점이다. 레임덕 기간을 제외하면 채 2년도 남지 않았다.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때다. 총리 주도로 청와대와 내각이 어디에 집중할지 공감대부터 빨리 만들어야 한다.
단언컨대 집권 후반은 경제 활성화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청와대는 애써 부인하지만 각종 경제지표가 취임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청와대는 곧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점점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미-중 갈등부터 시작해 격변하는 대외 경제 환경에 대비하고 활기가 사라진 시장에 역동성을 심어 줘야 한다. 하루빨리 반기업 정서를 일소하고 기업이 다시 뛸 수 있도록 정책 전반을 일신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 경제팀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 부처 장관이 중심을 잡아 총선 정국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본업에 집중해야 한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 줘야 한다. 그래야 시장에서 믿음이 생기고 정책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민생이 어려우면 다른 성과가 아무리 커도 국민은 체감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