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9일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경제정책과 관련해 국민과의 소통 강화를 1순위 과제로 정했다. 이낙연 총리는 후반기 내각에 새로운 각오로 국정에 임하라며 국민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 발굴'을 지시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임기 절반이 지나는 시점을 계기로 국민과의 소통 일정을 추진한다. 최근 칠레 정부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가 어렵다고 발표하면서 일주일 일정의 중남미 순방이 취소됐다. 문 대통령은 이 기간을 국민과의 대화, '혁신 성장'에 가속페달을 밟기 위한 경제 행보로 채울 것이 예상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순방이 취소되면서 다양한 연령의 국민과의 소통 시간, 기업과의 만남 등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이달 말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도 면밀히 점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집권 초반 구상과 달리 경제, 공정 등 여러 분야에서 국민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문 대통령의 대외 행보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집권 2년 반 시점을 앞두고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많다고 인정했다. 이 총리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9일이면 정부가 출범한 지 2년 반이 되는데 성과도 많았으나 과제 또한 많다”면서 “국민의 질책도 적지 않아 내각은 국민의 꾸지람을 무겁게 받아들여서 새로운 출발을 한다는 각오로 국정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각 부처는 성과와 과제를 있는 그대로 국민께 알리고, 국민의 판단을 구하라”며 국무위원들에게 지시했다.
이 총리의 발언은 문재인 정부 반환점을 계기로 내각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정책 성과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 총리는 후반기 내각에 △더 낮게 국민의 말씀을 듣고 정책에 충분히 반영하고 △더 가까이 국민의 삶을 살피며 필요한 정책을 발굴·시행하며 △더 멀리 미래를 바라보며 대비하라는 세 가지 자세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5일 태국 순방에서 돌아온 뒤 오는 8일 청와대에서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를 개최한다. 조국 사태 이후 부각된 우리 사회의 공정 문제에 관해서 대응하기 위해 사법계 전관 예우, 채용 비리 등 일상에서의 불공정 개선 방안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