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관리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됐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씨가 항소했다. 검찰의 항소에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31일 인천지법 형사12부(송현경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행유예 선고로 이씨는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항소장을 제출한 것이다. 이에 앞서 이씨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5년을 구형한 검찰은 같은 달 29일 이씨에게 선고된 형량이 낮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업계에서는 이씨의 항소는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 형사사건의 경우 검찰이 항소했을 경우 대응하지 않는다면 형량이 더 무거워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형량을 낮추기 위한 포석도 깔려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룹 경영권을 승계해야 하는 이씨 입장으로서는 같은 집행유예이지만 조금이라도 형을 낮추는 것이 향후 경영 활동에 유리하다는 분석에서다.
CJ그룹 관계자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고 검찰의 항소장 제출로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한 차원에서 맞항소를 하게 됐다”며 “판결에 불복해 형량을 낮추기 위한 의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씨는 9월 1일 오전 4시55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액상 대마 카트리지 20개, 대마 사탕 37개, 대마 젤리 130개 등 변종 대마 1000달러(약 119만원 상당) 상당을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4월 초부터 8월 30일까지 미국 LA 등지에서 대마오일 카트리지를 수차례 흡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입국 당일 세관에 적발된 이씨의 신병을 인계받아 1차 조사 후 귀가 조치한 후 3일 오전 이씨를 소환해 추가 조사를 벌인 뒤 돌려 보냈다. 이씨는 추가 조사 다음 날인 9월 4일 오후 6시20분께 혼자 택시를 타고 인천지검 청사를 찾아와 스스로 구속 수사를 요구했고 이에 검찰은 같은 날 오후 긴급 체포했다.
이씨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로 이틀 뒤인 9월 6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 수감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고 지난달 24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2만7000원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당시 이씨는 “모든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