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시장은 '군웅할거' 시대에 돌입했다. 웅진코웨이가 업계 1위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를 앞세운 2위권 경쟁이 치열하다. 업계가 렌털 계정 확보에 주력하는 가운데 가전렌털업체 실적은 수직상승하고 있다.
◇렌털업계 2위 다툼은 현재진행형
2위권 경쟁은 LG전자와 SK매직 싸움으로 좁혀졌다.
최근 LG전자는 투자자 대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까지 200만 계정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LG전자 보유 계정은 베일에 싸여 있었다. 이전까지 업계에서는 LG전자가 100만 초반 계정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LG전자가 공식석상에서 보유 계정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현재 100만 후반 계정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콘퍼런스콜에서 밝힌 수치인 만큼, 올해 200만 계정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글로벌 가전기업이다. 렌털계정을 빠르게 확장하기에 유리하다. 일시불로 제품을 판매하는 동시에 렌털채널에서도 가전을 판매한다. 소비자는 일시불로 구매한 제품에도 렌털 방문관리와 유사한 관리 서비스인 '케어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다.
LG전자의 200만 계정 선언에 업계는 술렁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렌털서비스 주요 품목은 정수기다. 연간 정수기 시장 크기를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나올 수 없는 수치”라는 반박까지 등장했다.
SK매직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SK매직은 175만 계정을 보유했다고 밝혔다. SK매직 강점은 계열사 간 협업이다. SK매직은 SK텔레콤과 활발하게 협업한다. SK네트웍스 내 자회사인 SK렌트카, AJ렌트카 등 이종 렌털업과도 협업 기대효과가 크다. 구독경제가 확장할수록 SK매직과 계열사 간 협업 시너지는 극대화된다.
게다가 모기업인 SK네트웍스가 렌털사업 확장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최근까지 웅진코웨이 유력 인수자로 손꼽혔다. 실제 웅진코웨이 인수전 당시 하이얼, 칼라일, 베인캐피탈과 함께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SK네트웍스가 웅진코웨이 인수전에서 빠진 것은 인수금액 인식 차이로 알려졌다.
웅진코웨이 인수전 철수에는 SK네트웍스가 자회사 SK매직 기대감도 읽힌다. SK네트웍스는 매년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K매직은 2016년 연간 매출 4372억원, 영업이익 39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에는 매출 2847억원, 영업이익 352억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했다. 2016년 연간 매출, 영업이익에 버금가는 실적을 한 분기 만에 거뒀다.
3분기 실적 역시 전년 동기 대비 대폭 성장했다. 매출은 70.9%, 영업이익은 154% 늘었다. 급격한 상승세 속에 SK매직은 올해 매출 7800억원, 영업이익 7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매출은 6438억원, 영업이익은 471억원이었다.
◇확 커진 렌털시장…1200만 계정시대 돌입
국내 렌털시장은 1200만 계정시대에 돌입했다. 웅진코웨이 624만 계정, SK매직 175만 계정, LG전자 100만 후반, 청호나이스 148만 계정, 쿠쿠홈시스 147만 계정, 교원웰스 67만 계정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구체적 수치를 밝히지 않은 LG전자 계정 규모가 변수지만, LG전자 계정을 제외하더라도 렌털시장은 이미 1200만 계정에 육박했다. 주요 렌털사를 제외하고도 시장에 수많은 렌털업체가 존재한다. 렌털산업 규모는 수면 위로 드러난 것보다 큰 규모일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 중견기업이 렌털시장에 진출하는 상황은 계속된다. 내년 렌털산업 판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배경이다. 대형 후발주자로 현대렌탈케어를 비롯해 위니아SLS, 캐리어에어컨이 시장에 진출했다. 또 복수 유력 기업이 렌털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렌털시장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올해 연말에는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 여부가 결정된다. 이번 인수는 내년 렌털시장을 관망하는 포인트 중 하나다. 렌털산업이 내년에도 고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구독경제라는 새로운 경제 흐름을 대기업들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 렌털업체는 높은 성장세와 상당한 수익률을 구가하고 있다”면서 “LG와 SK가 렌털 비즈니스로 수익을 올리는 상황에서 대기업이 추가로 시장에 합류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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