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일렉트로마트 매장 내 식음공간으로 선보였던 일렉트로바를 줄줄이 철수했다. 올해 전문점 체질개선에 일환으로, 매장 구성을 효율화해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포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달 일렉트로마트 스타필드 고양점에 입점한 일렉트로바를 폐업했다. 9월에는 스타필드 하남점 일렉트로마트 매장 내 일렉트로바가 문을 닫았다.
이마트는 올해 들어서만 전국 일렉트로마트 15개 매장에 조성했던 일렉트로바 중 13곳을 잇달아 철수시켰다. 현재 남아있는 매장은 판교·김해점 뿐이다.
일렉트로바는 커피와 맥주를 간단한 안주와 즐길 수 있는 식음바로, 가전 전문점인 일렉트로마트를 '먹고 사고 즐기는' 체험형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콘텐츠다.
일렉트로바에서 각종 수제맥주와 피코크 즉석조리 제품을 선보여 고객이 쇼핑 도중 휴식을 취하고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기대보다 이용률이 저조하고 가전 전문매장과 매출 연계성 떨어진다는 지적도 적잖았다.
한 일렉트로마트 점장은 “남성들의 놀이터를 표방하면서 일렉트로바도 남성 고객 유인책으로 조성됐지만 이용객과 타깃 고객층 사이에 다소 괴리가 있었다”면서 “매장 공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만만치 않아 수익 효율화 측면에서 폐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일렉트로마트 스타필드 하남점의 경우 일렉트로바가 철수한 자리에 토스트 전문업체 에그몬이 입점했다. 이마트는 자체 운영 대신 외부업체에 공간을 임대함으로써 안정된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마트는 올해 하반기 성장성과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 전문점 사업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성장성이 두드러지는 일렉트로마트의 경우 출점을 가속화했다.
올해 상반기 39개였던 일렉트로마트 점포수는 하반기 출점이 잇달으며 11월 현재 44개점으로 늘어났다. 올해 예상 매출액도 작년 동기대비 30% 증가한 약 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외형 확장을 이어가는 동시에 매장 구성은 보다 효율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노력 덕에 이마트는 지난 2분기 전문점 사업에서만 188억원 적자를 냈지만, 일렉트로마트에서 손익을 2억원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렉트로마트는 트렌드에 맞는 변화를 추구하는 체험형 매장”이라면서 “효율화 측면에서 일렉트로바를 철수하고 다른 콘셉트의 콘텐츠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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