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한 내비게이션과 차량 간편 결제 등을 지원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고급형 6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우선 제네시스 차종에 적용될 예정이다.
AR 내비게이션은 실제 주행 영상에 가상의 주행라인을 입히는 방식이다.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촬영한 영상을 모니터에 띄우고 그 위에 차량 움직임 감지 센서와 지도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주행 경로를 그래픽으로 표시한다. 기존 내비게이션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운행정보를 전달해 운전자가 골목길이나 교차로·고속도로 출구 등을 잘못 진입하는 실수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스위스 홀로그램 전문기업 '웨이레이'와 손잡고 AR 내비게이션 기술을 개발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에 선보인 AR 내비게이션과 웨이레이의 홀로그램 기술이 결합하면 운전자가 앞 유리창(윈드실드 글라스)에 레이저로 표시되는 정보를 보며 운전이 가능하다”며 “카메라로 들어오는 전방 주행 영상에서 길과 차선을 명확히 구분해 내비게이션으로 표시하는 기능 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유소·주차장 등에서 결제할 때 차량 내 화면 터치만으로 결제가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결제 서비스 전용 스마트폰 앱에 차량·결제카드 등록 후 주유소·주차장에 진입하면 내비게이션 화면에 결제 안내창이 표시되고, 이를 터치하면 된다. 결제와 함께 멤버십·적립까지 이뤄진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SK에너지·파킹클라우드 등을 포함해 6개 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앞으로 패스트푸드나 커피 체인점, 전기차 충전업체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6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오목한 터치패드를 입력장치로 제공한다. 터치패드에 손가락으로 문자와 숫자를 입력하면 내비게이션 화면의 키보드를 조작하지 않고도 목적지를 설정하거나 전화발신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다.
또 음성인식의 영역도 넓혔다. 전화 걸기와 실시간 경로 안내뿐만 아니라 선루프·트렁크 개폐 등도 가능하다. '트렁크 열어줘'라고 말하면 트렁크가 열리는 식이다.
추교웅 현대차그룹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은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운전자의 편의와 안전에 중점을 두고 혁신기술을 적용했다”며 “진보적인 기술을 체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