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장외주식으로 눈 돌리자" 비상장 거래 플랫폼 대전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K-OTC시장 현황

'우버' '에어비앤비'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비상장주식 거래의 활성화다.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는 그야말로 숨은 보석 찾기다.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기업에 투자하는 곳이 장외주식 시장이다. 최근 비상장 주식, 벤처 기업 및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거래 수요가 증가 추세다. 한국장외주식시장(K-OTC) 하루 거래대금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이슈분석] "장외주식으로 눈 돌리자" 비상장 거래 플랫폼 대전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K-OTC 시장 일일 거래대금은 약 158억3000만원으로 2014년 8월 25일 개설 이후 가장 많았다. 이는 지난달 28일 기록한 종전 최고액 148억1000만원보다 10억2000만원가량 높은 액수다.

현재 K-OTC에서 거래되는 기업은 134곳이다. 이 가운데 14곳이 올해 신규 거래기업으로 편입됐다. 시가총액은 14조8793억원 규모다.

K-OTC 시장의 최근 성장세 확대는 정부의 비상장주식 거래 양성화 및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방안 등 '제2 벤처붐 조성'에 기인한다.

현재 국내 장외주식 거래는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와 38커뮤니케이션, 피스탁 등과 같은 사설 장외주식 사이트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 비상장주식 거래는 인터넷 게시판에서 매수, 매도 의사를 밝히고 이메일이나 전화로 확인한 다음 거래해야한다. 주주명부 또한 담당 직원이 개인 PC에 엑셀 파일로 수기 작성해 관리하는 형태라 신뢰하기 어렵다. 기업 정보도 부족해 시장 활성화 걸림돌로 지적됐다.

좀 더 편리하고 신뢰할 수 있는 비상장주식 거래를 위해 증권사들이 자체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비상장주식 거래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이유도 있다. 또 내년 시행될 기업성장투자기구(BDC)로 인해 혁신기업 자금조달 수요가 커질 것을 대비한 조치다.

삼성증권은 블록체인 전문 기업 두나무, 빅데이터 스타트업 딥서치와 손잡고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출시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 플랫폼에서는 현재 통일주권이 발행된 국내 비상장 기업 4000여개 종목을 탐색 및 거래할 수 있다. 거래소, 코스닥, 코넥스, K-OTC 거래 종목은 제외된다.

종목별로 재무상태, 기업가치, 신용분석, 사업성 평가, 경쟁사 비교 분석, 최근 주요 이슈 등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내년 상반기 중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블록체인을 도입, 매도-매수인 신원 확인과 명의개서 전 과정을 분산원장 기술 기반으로 자동화함으로써 플랫폼 내 거래 가능 주식을 통일주권 미발행 비상장 기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코스콤도 이달 내 비상장주식 마켓 플랫폼 '비 마이 유니콘'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 비 마이 유니콘은 스타트업과 같은 초기 벤처·중소기업 주주명부를 블록체인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제공될 예정이다.

비 마이 유니콘 상에서 주주명부를 관리하고 비상장주식을 거래하게 되면, 온라인 디지털 주주명부를 통해 인증된 주주들간 매매가 이뤄져 거래 상대방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 거래 비용을 줄여서 비상장주식 시장 유동성을 공급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 증권은 2018년 PC나 모바일에서 이용 가능한 '비상장레이더'를 출시했다. 전문 컨설턴트가 중개하며 HTS나 MTS로 비상장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비상장레이더에서는 주요 종목 개요와 뉴스, 종목별 기준가격과 차트, 기업공개(IPO) 관련 투자정보, 비상장 종목의 연결 및 별도 재무제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장외주식이 투자자들에게 관심 받는 이유는 IPO를 앞둔 기업에 미리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IPO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장외시장에서 관련 종목의 거래가격이 크게 뛰면서 시세 차익도 얻을 수 있다.

다만 장외주식은 상장주식 투자에 비해 위험도가 훨씬 높다. 유통 물량이 적다는 점도 단점이다. 또 상장 이후 장외가를 밑돌 수 있어 투자자 개인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