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레노버 시니어디자이너 "미래상품 구상, 소비자 페인포인트서 출발"

박상우 레노버 시니어디자이너가 기자와 대화하고 있다.
박상우 레노버 시니어디자이너가 기자와 대화하고 있다.

“소비자 페인포인트(Pain point)를 찾아 모으면, 하나의 상품 아이템으로 재탄생합니다.”

박상우 레노버 시니어디자이너 겸 이노베이션 프로젝트 매니저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박 디자이너는 한국디자인진흥원 '2019 디자인코리아페스티벌' 참석 차 한국을 찾았다.

박 디자이너는 2014년 레노버에 합류했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레노버 R&T기술연구소에서 활동한다. 이노베이션 프로젝트 매니저로 4~5년 후 미래상품 콘셉트를 구상하고 기획한다. 엔지니어들과 협력해 구상한 제품을 상품화까지 연결하는 게 그의 역할이다.

그는 “빠르면 2~3년, 늦으면 4~5년 후를 바라보고 제품을 기획한다. 업계 동향, 기술, 디자인 흐름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면서 “실제 상품화할 수 있도록 영감과 기술 사이에 균형을 잡고, 엔지니어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도 디자이너 업무”라고 설명했다.

박 디자이너가 참여한 프로젝트로는 레노버가 중국 현지에서 시범 운영하는 스마트 무인매장인 '스마트리테일', 교육용 소형 빔프로젝터인 “스마트캐스트+(플러스)”가 있다.

미래상품을 구상하는 능력에는 평소 제품을 분석하는 습관이 한몫했다.

그는 “각 제품의 불편함을 찾아 연결하면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는 제품을 구상할 수 있다. 사고를 유연하게 하는 점도 디자이너로서 가진 강점”이라면서 “레노버는 거대 조직을 갖춘 글로벌 기업이지만, 수평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도전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이러한 회사 분위기도 디자이너에게는 긍정적 환경”이라고 말했다.

박 디자이너는 디자인 업체를 직접 창업한 경험도 업무에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학 졸업 직전인 2000년대 초반 '토큰'이라는 중소기업을 설립하고, 애플 아이팟 액세서리를 개발, 판매했다. 첫 제품으로 내놨던 아이팟 케이스가 성공하면서 수년간 학업과 경영을 병행했다.

글로벌 기업에 도전하려는 국내 디자이너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차별점을 갖춰야한다고 강조했다.

박 디자이너는 “중국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대거 양성되면서 중국 디자인 기량은 굉장히 높아졌다”면서 “디자인 자체에 집중하지 말고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와 융합해야 나만의 경쟁력이 된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