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김복철)이 무선 석유 탐사에 꼭 필요한 '무선 탄성파 수진기' 기술을 국산화했다. 이 기술은 국내에 기술 지원을 요청한 미얀마에서 처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질연은 장성형 탄성파자료처리그룹 박사팀이 자원 탐사 전문 기업 지오룩스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지원을 받아 무선 탄성파 수진기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개발 기술은 석유탐사 핵심 기반이다. 석유 탐사는 지표면에서 발생시켜 퇴적층에 반사돼 돌아오는 탄성파 신호를 받아 분석해서 이뤄진다. 이때 쓰는 수신 장비가 수진기다.
전통적인 방법은 여러개의 수진기를 유선 케이블로 연결한다. 이때 선이 수백~수천개에 이르기 때문에 지형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안으로 나온 것이 무선 수진기 기술이다. 그러나 선진국에서 공개를 꺼리는 바람에 확보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5년 동안 연구에 매진, 외국산 상업용 제품에 버금가는 10헤르츠(㎐) 무선 수진기를 개발했다. 주요 성능 지표인 '초동주시'가 1.6밀리세컨트(ms, 1ms=1000분의 1초)에 불과하다. 초동주시는 진동이 발생지에서 수진기로 전달되는 시간차로, 1.6ms는 아주 미세한 수준이다. 개발 무선 수진기는 진동 파장도 왜곡 없이 받아들인다.
반면에 가격 경쟁력은 매우 높다. 대량생산 시 가격이 외국산 대비 4분의 1 이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오룩스를 통해 소량 제품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양산도 준비하고 있다.
이 기술은 우리 기업이 해외 자원 탐사 서비스를 수행하는 기반이 된다. 미얀마가 대표적이다. 미얀마에서는 이미 스마트코리아와 같은 국내 기업이 탐사 기술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당장은 외국 제품을 쓰지만 곧 지질연이 개발한 장비를 쓰게 될 가능성이 짙다. 미얀마는 정부 차원에서도 지난 2월 지질연에 3차원 무선 석유탐사 기술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장성형 박사는 “이번 기술 개발로 저개발 자원 부국에 우리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면서 “개발 기술은 석유 탐사뿐만 아니라 터널·교량 건설에 필요한 기초 지반 조사나 지하수 분야에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