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한 반도체 3개 핵심 소재 수출 규제를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반도체 생산라인용 액체 불화수소(불산액)에 대한 수출을 허가했다. 포토레지스트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기체 불화수소(에칭가스)에 이어 수출을 규제했던 반도체 핵심 소재 전 품목 수출을 제한적이나마 허용했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15일 액체 불화수소에 대한 대(對)한국 수출을 승인했다. 일본 정부는 '스텔라케미파' 등 2곳에 대해 수출을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허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지난 7월 수출 규제 발표 직후 주문한 물량 가운데 서류보완을 이유로 반려된 일부 물량에 대해 수출을 허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가 수출 신청에 대한 심사 과정이 원칙적으로 '90일'로 규정돼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우리나라와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정부는 지난 9월 일본의 반도체 소재 3품목 수출 규제에 대해 WTO에 제소했다. 일본 정부는 특별한 이유 없이 허가를 무작정 미룰 경우 부당한 '수출 통제'로 받아들여질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8월 초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수출을 허가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달 말 기체 불화수소에 이어 9월에는 플루오린폴리이미드도 반출을 승인했다. 이번에 액체 불화수소까지 수출을 승인하면서 지난 7월 수출 규제 대상으로 둔 반도체 소재 3품목 수출을 허용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
변상근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