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알파고'로 관심을 끌었던 AI 기술이 정치·사회·문화를 포함해 산업 전반을 강타했다. 4차 산업혁명 핵심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상은 AI 중심으로 변하지만 정작 IT강국이었던 우리나라는 변방으로 밀려나는 형국이다. 전자신문은 'AI시대를 준비한다'는 테마로 AI 강국을 위한 현안과 과제를 집중 점검한다. 사회 곳곳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AI 물결도 조명해 본다. <편집자>
“첫째도 인공지능(AI), 둘째도 AI, 셋째도 AI” 2019년 7월. 2016년 알파고 대국 이후 3년 만에 다시 인공지능(AI)이 주요 매스컴이 크게 주목했다. 일본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AI가 앞으로 대한민국 미래를 좌우할 핵심임을 강조했다. 손 회장은 “AI가 인류 역사상 최대 수준 혁명을 불러올 것”이라며 전폭 지원을 제안했다.
AI 혁명은 이미 시작됐다. 자동차, 금융, 헬스케어, 교육 등 주요 산업에 AI를 접목해 자율주행차, 맞춤형 교육 등 신규서비스를 선보인다. 사람만이 가능하다고 여겼던 분야까지 AI 접목·활용이 활발하다. 보고, 듣고, 읽는 수준을 넘어 통번역, 질병 진단, 신약 개발 등 데이터 학습을 통한 진일보한 수준까지 발전했다. 이제 AI는 단순 노동직을 넘어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 영역으로 확산 중이다.
미국 스탠퍼드대를 주축으로 출범한 'AI 100년 연구' 상임위원회는 'AI와 2030년의 삶' 보고서에서 미래 AI가 바꿀 변화상을 예측했다. AI 관련 학계·산업계 전문가와 법·정치·경제 분야 학자 17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AI가 영향을 미칠 핵심 분야로 △교통 △가정·서비스 로봇 △의료 △교육 △고용·직장 등을 꼽았다.
위원회는 11년 후, 스마트카와 자율주행 이동 수단 등장으로 시·공간 활용도가 높아지고 도시구조가 변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AI 기반 진료·진단으로 의사 업무효율성이 높아지고, 데이터 기반 환자 상태 실시간 확인으로 의료 서비스 품질과 삶의 질이 향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AI가 사회를 빠른 속도로 바꿔놓을 것이라 예상하지만 AI는 이제 막 걸음마 단계를 넘어섰다. AI는 '좁은영역 인공지능(ANI·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 단계다. 아직 학습에 기반해 최적 답을 찾아내고 인간 일부 능력만 단순 대체하는 수준이다. 업계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판단, 행동하는 '범용 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단계로 AI가 발전할 것이라 예상한다.
이미 구글, IBM 등 주요 글로벌 정보기술(IT) 회사는 AGI 개발에 주력한다. AGI는 지금 AI와 또 다른 양상으로 삶을 바꿔 놓을 것이라 내다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최근 AI 연구회사인 오픈 AI에 10억달러를 투자해 AGI 개발에 긴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람처럼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판단하는 수준인 AGI에 도달하기까지는 최소 수십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AI가 앞으로 우리 생활과 삶에 얼마나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지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다. 때문에 AI 혁명을 준비하는 기업과 정부 움직임은 더 분주하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은 정부가 AI 투자와 제도 개선에 나선다. 중국은 2030년까지 AI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아래 스마트 제조, 스마트 헬스케어, 스마트 시티, 스마트 농업, 국방 인프라에 AI를 대대적으로 투자, 접목 중이다.
우리나라도 알파고 충격 이후 기업과 정부 AI 관심이 높아졌다.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 대기업 외에도 금융, 통신 등 업종 불문하고 AI에 집중한다. 정부도 AI 제도 개선, 투자, 인력양성 등 체계적 지원을 준비한다. 산업경제연구원은 “AI산업 자체 발전을 촉진하는 것과 AI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 환경을 만드는 것이 동시 진행돼야한다”면서 “이용자나 국민이 AI 같은 최첨단 기술을 환영하고 두려움 없이 수용하는 혁신 친화적 사회 분위기도 함께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표]핵심 8대 분야별 AI 사회적 영향(자료=인공지능 100년 연구 상임위원회)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