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호텔업계가 무료 멤버십 혜택을 늘리고 있다. 높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온라인 예약대행 사이트(OTA)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자구책이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유입되는 투숙객이 늘면서 수익성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롯데호텔 공식 홈페이지 가입자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기존 멤버십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올해 1월부터 회원 전용 서비스를 강화한 무료 멤버십 '롯데호텔 리워즈'를 도입한 효과다.
롯데호텔은 등급별로 바우처를 제공하거나 회원 전용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등 멤버십의 할인 혜택과 특전을 대폭 강화했다. 자체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다.
지난 4일부터 닷새간 진행한 특급세일에서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총 8000여 객실을 판매했다. 프로모션 전용 상품 외에 다른 상품들도 덩달아 매진되는 성과를 냈다.
신라호텔 역시 지난 9월 무료 멤버십 '신라리워즈' 누적회원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공식홈페이지에서만 예약할 수 있는 회원 전용상품을 내놓자 월평균 가입자수가 5만명씩 늘었다. 작년 10월부터 매달마다 '신라리워즈' 회원만을 위한 특가 타임세일 '멤버스 데이'도 진행한다.
이처럼 국내 호텔들이 멤버십 혜택을 늘려 자체 홈페이지 예약을 유도하는 것은 OTA 유입 소비자를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부킹닷컴·호텔스닷컴·아고다·야놀자 등이 대표적인 OTA 업체다.
이들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호텔 예약가액에 10~20%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OTA를 통한 객실 예약 비중이 70%에 달하기 때문에, 호텔들은 수수료 타격을 감수하고 OTA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경쟁과열로 실적 악화에 놓이면서, 호텔업계는 OTA에 과도한 수수료를 지불하기보다는 자체 홈페이지 혜택을 늘려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편이 보다 안정적인 호텔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간 OTA에 밀려 뒷전이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이 점차 늘어나면서 수익성 개선에도 성공했다. 호텔신라 호텔·레저부문 3분기 영업이익은 123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43%나 증가했다.
호텔롯데 호텔부문도 올해 3분기 64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손실 840억원 대비 적자폭을 200억원 줄이는데 성공했다. 신세계조선호텔 역시 3분기 적자폭이 15억원 감소하는 등 토종호텔들의 수익성이 뚜렷하게 개선됐다.
업계 관계자는 “OTA 수수료로 지출하는 비용을 고려하면 자체 고객 서비스를 높이는 게 보다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글로벌 OTA와 비교해 더 좋은 혜택을 찾아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는 '공홈족'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