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BMW가 전기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터리 개발에 직접 나선다. 지금까지는 업체로부터 배터리를 공급 받았지만, 앞으로는 배터리 소재 개발부터 완제품 기술까지 확보해 BMW 전담 배터리 제품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내연기관차로 치면 엔진에 해당할 만큼 가장 비싼 부품이면서, 주행 성능을 좌우할 핵심 장치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내재화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BMW는 최근 미국 로스엔젤리스 허드슨 로프트에서 '전기차 배터리 셀 전략 워크숍'을 열고 독자적인 배터리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에 전기차용 배터리 셀 개발을 공식화한 건 폭스바겐에 이어 BMW가 두 번째다. 회사는 지금까지 배터리 제조사로부터 셀을 공급 받아서 BMW 자체 모듈화·팩킹(Packing) 작업을 거쳐 완성된 배터리시스템을 전기차에 탑재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고성능 모델이나 차량 대형화 등 차종 다양화로 자사 고유의 완제품 배터리를 확보하기로 했다.
BMW는 최근 독일 뮌헨에 '배터리 셀 역량 센터(Battery Cell Competence Center)'를 개소했다. 이곳에는 배터리 전문인력 200명을 비롯해 파일럿 생산라인과 충·방전 실험설비, 4대(양·음극, 분리막, 전해질) 소재 연구장비 등 완제품 배터리시스템 연구개발(R&D)설비가 들어섰다. 온도에 따른 배터리 성능과 수명 등 신뢰성 확보에 주력한다. 또 2030년까지 지금의 배터리 에너지밀도 보다 두 배 높은 셀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과 코발트 등 광물까지 독자 공급선을 확보하면서, 소재 개발에도 나선다.
얀 프리만(Jan Freimann) BMW 배터리 담당은 “BMW는 안정적이면서 최적의 전기차 성능을 구현할 배터리 셀 디자인은 물론 원자재 확보에도 나설 것”이라며 “배터리 셀 생산을 제외한 셀 설계, 모듈·팩을 포함해 배터리 재사용(Reuse)까지 전체적인 배터리 벨류 체인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BMW는 자체 연구개발(R&D)을 통해 배터리의 근본적인 특성까지 고려한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를 전기차에 적용시킨다는 전략이다. 안정적인 충·방전 성능 구현을 비롯해 고출력과 초급속 충전은 물론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배터리 후방산업까지 고려한 조치다.
BMW는 배터리 셀 생산을 제외한 모든 개발 및 완제품 공정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현재 배터리 공급선인 삼성SDI와 중국 CATL과의 공급 관계는 유지하지만 향후 전기차 수요 확대에 따라 독자적인 셀 생산도 검토하기로 했다.
얀 프리만 담당은 “기존의 배터리 협력 업체뿐 아니라 독자적인 배터리 기술 확보를 위해 외부 업체와 협력을 늘려 갈 것”이라며 “향후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자체적인 배터리셀 생산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로스엔젤레스(미국)=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