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과 DC가 인정한 일러스트레이터 '이지형'은 누구?

이지형 작가
이지형 작가

세계 양대 코믹스로 꼽히는 ‘마블(MARVEL)’과 ‘DC’는 전 세계 아티스트들에게 꿈의 기회로 여겨진다. 특히 코믹스의 커버 일러스트는 각 나라에서 섭외된 많은 디지털 아티스트들이 코믹 스토아 리더들에게 냉정하게 평가받는 영역이며, 어떤 작품과 캐릭터를 맡느냐에 따라서 인지도와 실력 등으로 그 등급이 나뉜다. 마블에서는 최상위 리스트 아티스트에게 커버를 인쇄할 수 있는 권한(판권)을 주기도 하는데 그 대표적인 아티스트로는 J Scott Campbell과 Alex Ross 등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마블로부터 커버 인쇄 판권을 받아 아티스트 이름으로 미국 전역에 책을 출판한 일러스트레이터가 있다. 바로 한국을 대표하는 디지털 아티스트 이지형 작가다. 마블은 그동안 대부분 20년 이상의 활동으로 인지도와 유명도를 굳힌 실력있는 아티스트에게 커버 인쇄 판권을 부여했다. 즉, 비교적 업계 활동 기간이 그리 길지 않은 이지형 아티스트가 이와 같은 혜택을 받은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며 한국인 일러스트레이터로서는 최초이다.
 
이지형 아티스트는 그 판권으로 마블의 ‘베놈 이슈 19 카니지 버진 커버 작업을 진행했으며, 인쇄됀 책들은 미국 전역에 판매되고 있다.
 
레시오 커버는 일반 커버를 수 십, 수 백권 구입해야 얻을 수 있는 구조로, 그 희소가치가 높은 편이다. 결국 판매력을 보장하는 인기 작가에게 레시오 커버를 그릴 기회를 제공하는데, 최근 이지형 작가가 받은 의뢰는 대부분 레시오 커버이며, 현재 그의 레시오 커버는 출시되기 전부터 인기를 얻으면서 높은 희망 거래가가 등장하고 있다.
 
올 7월에는 로스앤젤레스 DC 본사에 초대되어 올해 최고의 시리즈로 꼽히는 ‘배트맨 그레이브’의 베리언트 커버 아트 12권을 전적으로 담당하게 되는 성과를 이뤘다. 현재 1, 2권까지 출간이 이루어졌으며, 3권 출간이 예정되어 있다.
 

(위 순서대로) Venom #19 Carnage Mary Jane (Marvel) 버진 커버, Batman Grave #1 (DC) 커버, 루나스노우 new agents of atlas (marvel) 커버 (이지형作)
(위 순서대로) Venom #19 Carnage Mary Jane (Marvel) 버진 커버, Batman Grave #1 (DC) 커버, 루나스노우 new agents of atlas (marvel) 커버 (이지형作)

디씨의 상징인 배트맨 12편의 시리즈는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팀으로 구성되어 리더들의 기대작이 된 작품이며, 글작가 워렌 엘리스, 속지 아티스트 브라이언 히치 등 업계 탑 아티스트들로 구성된 올스타팀이다. 이지형 작가는 이 팀의 배리언트 커버 아티스트로 합류 제안받은 아티스트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사실 이지형 아티스트는, 넷마블 아트디렉터로 근무하면서 마블IP 프로젝트에서 오리지널 캐릭터를 디자인했다. 마블과의 협업으로 넷마블몬스터 아트팀과 함께 작업을 진행했으며, 캐릭터 제작을 리드한 것은 한국인 최초다. 이 작업을 통해 K-POP 아이돌 콘셉트의 ‘루나 스노우’와 캡틴 아메리카의 딸 설정인 ‘샤론 로저스’라는 여성 히어로가 탄생했다. 루나 스노우는 유저들의 인기를 얻어 ‘New Agents Of Atlas’라는 이름의 코믹스로 연재되고 있기도 하다.
 
높은 수준의 일러스트레이터가 포진한 미국에서 이지형 아티스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미국 코믹 업계에서 볼 수 없던 창조적인 콘셉트와 표현력이다.
 
이에 작가 본인은 “어렸을 때부터 슈퍼히어로에 관심이 많았다”라며, “최근 개인 일러스트레이션 북이 출간되었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기회로 한국의 팬들과 만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형인우 기자 (inw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