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이르면 이번주 개각 단행…'필리버스터 대치' 등 국회 상황 변수

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주 차기 총리와 법무부 장관을 발표할 전망이다. 이낙연 총리 후임 후보로는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로는 같은 당 추미애 의원이 유력하다. 이미 검증은 마무리한 상황이지만 국회 파행 조짐 등의 변수로 인해 '원포인트' 개각으로 순차 발표될 수도 있다.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

1일 여권 및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번 주 후반께 큰 변수가 없다면 2대 총리와 함께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참여정부 당시 경제부총리와 사회부총리를 지낸 4선 의원이다. 문재인 정부 집권 하반기 최우선 과제가 '경제활력'인 만큼 경제전문가를 내세워 국정운영에 힘을 싣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추 의원은 개혁 성향이 강한 5선 의원이다. 문 대통령의 개혁의지가 높은 '검찰개혁'에 막바지 힘을 실을 수 있는 인사라는 점에서 민주당 측에서 추 의원을 청와대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조국 사퇴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검찰개혁과 공정의 가치는 우리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 목표이며 국정 과제”라며 “정부는 두 가치의 온전한 실현을 위해 국민의 뜻을 받들고 부족한 점을 살펴가면서 끝까지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인사 시점은 이르면 이번 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회 상황이 변수다. 이미 법안을 본회의로 넘긴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유치원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3일 이후 본회의 상정이 예고된 검찰개혁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자유한국당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사실상 국회가 파행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런 대치 상황에서 국무총리 교체를 강행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공석인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먼저 '원포인트' 개각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후 국회 상황에 맞춰 총리 후보자를 발표하고, 새로운 총리와 함께 추가 장관 교체를 논의해 단계적 개각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교체 장관으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개각과 맞물려 청와대 참모진의 개편 작업도 진행될 전망이다. 총선 출마 의사가 있는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비롯해 일부 비서관급 인사 교체 등이 추진될 수 있다. 총선 준비 뿐 아니라 공직 분위기 쇄신을 위한 차원으로도 참모진 교체 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삐걱대는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북미 간 조기 성과를 내기 위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청와대 안보실 참모진의 교체 필요성도 나오고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12월에도 굵직한 외교 일정을 이어간다. 오는 5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초청으로 공식 방한하는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청와대에서 접견한다. 내달 말 열릴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와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