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가 아닌 원자를 기억소자로 활용하는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의 한계를 뛰어 넘을 첨단 미래형 컴퓨터로 주목을 받고 있다.
IBM과 구글, 인텔, MS 등 글로벌 IT 기업은 물론 NASA까지 양자컴퓨터 연구에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IBM은 CES에서 세계 첫 상용 양자컴퓨터를 발표하여 세간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등이 양자컴퓨팅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며, 양자컴퓨팅 소프트웨어 기업에 투자한 사례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이 분야의 가능성이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 방증한다.
양자컴퓨터는 크게 게이트 방식과 어닐링 방식으로 나뉘며, 게이트 방식에서는 IBM이, 어닐링 방식에서는 캐나다의 D-WAVE 시스템이 각각 상용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자컴퓨터의 중요한 요소로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양자컴퓨터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개발 SW로는 불가능하며, 양자컴퓨터의 구조에 적합한 새로운 개발 툴을 사용해야 한다.
현재 대중에 많이 알려져 있는 개발 툴은 IBM이 서비스하고 있는 IBM Q Experience 플랫폼이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실제 양자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양자 컴포저와 QASM 등 양자컴퓨팅 프로그램을 개발 할 수 있는 다양한 개발 도구도 제공한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은 양자컴퓨팅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에게는 문제가 없지만, 양자컴퓨팅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과 학생들이 접근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과 불편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또 최근 양자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와 해외의 대학에서도 양자컴퓨팅에 대한 이론 수업의 개설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이나, 대부분 어려운 이론 내용으로만 채워져 있고 실제 학생들이 양자 게이트의 작동 상태를 확인하거나 알고리즘을 스스로 개발해 볼 수 있는 것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SW 전문기업 ‘헬로앱스’가 양자컴퓨팅 교육에 필요한 양자컴퓨팅 SW 개발 툴을 발표했다. ‘양자코딩’으로 불리는 이 제품은 초보자도 쉽게 사용 가능한 블록코딩 툴로서, 양자게이트 명령어들을 조합하여 원하는 양자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훈련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헬로앱스에 따르면, 게이트 방식에서는 기존 컴퓨터에 사용되는 논리 연산 게이트 대신에 양자 게이트가 사용되는 데 양자컴퓨터용 프로그램의 개발은 이러한 양자 게이트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기존 논리 게이트들은 0과 1의 값을 대상으로 하지만, 양자 게이트들은 다양한 회전 각도들로 0과 1이 될 확률을 다룬다는 것이 기존 컴퓨터 방식과의 가장 큰 차이라는 설명이다.
헬로앱스의 양자코딩 SW는 블록 코딩으로 작성된 양자 게이트들의 명령어 조합을 다이어그램과 3D 좌표로 표시하여, 내부적으로 진행되는 다양한 가능성들을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보자가 별도의 교육 없이 바로 사용 가능한 로직 기능도 제공하여 간단한 코딩 기능과 연동시킬 수도 있다.
또 양자컴퓨팅은 양자역학이라는 과학적 원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보니, 내부적으로 양자중첩과 양자얽힘 현상을 활용한다. 양자코딩 SW를 활용하면 누구나 양자중첩과 양자얽힘 상태를 시뮬레이션으로 만들어 볼 수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컴퓨팅 연산에 활용되는 과정도 체험해 볼 수 있다.
관계자는 “양자코딩 SW는 양자컴퓨터에 관심이 있는 사용자라면 누구나 사용가능하며, 전문가뿐 만이 아니라, 중고등학교의 과학교과와 정보교과 수업, 진로체험 수업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헬로앱스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양자코딩에 대한 교재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양자코딩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와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전자신문인터넷 형인우 기자 (inw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