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가 푸드코트 외주화에 속도를 낸다. 셀렉다이닝에 특화된 업체에 식당가 운영을 위탁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마스터리스(책임임차) 방식을 적용해 안정적 임대 수익까지 거둘 수 있게 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는 10일 월계점 2층 푸드코트를 '엘리판트'로 리뉴얼 오픈한다. 엘리판트는 올해 설립된 외식스타트업 부컴퍼니가 운영하는 맛집 편집숍이다. 올해 7월 남양주점에 첫 선을 보인 이후 하남점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매장이다.
엘리판트는 가마솥밥·하즈카츠 등 유명 맛집을 한데 모은 셀렉다이닝 형태로 기존 푸드코트를 젊은층 고객 입맛에 맞췄다. 특히 칸막이가 설치된 1인석을 배치해 혼밥족 수요까지 겨냥했다.
이마트의 푸드코트 변신은 2017년 서수원점에 마켓로거스를 열며 본격화했다. 마켓로거스 역시 공간 큐레이션 스타트업 OTD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셀렉다이닝으로, 기존 푸드코트와 달리 유명 맛집이 한데 모인 편집매장 형태다.
이마트는 서수원점을 시작으로 은평점·월배·용산점 등 지금까지 15개점 푸드코트를 마켓로거스로 변경했다. 덕분에 제주오전복, 속초 해물짬뽕, 홍대 부엉이돈까스 등 기존 푸드코트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지역 이색 맛집들이 대형마트에 들어섰다.
아마트는 대형마트 집객에 핵심 요소로 떠오른 푸드코트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직접 운영 대신 아웃소싱을 택했다. 공간 큐레이션 부문에 특화된 스타트업에 운영을 위탁함으로써 기존 푸드코트의 취약 요소였던 브랜드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마켓로거스 운영사인 OTD코퍼는 파워플랜트·디스트릭트 등을 통해 능력을 입증한 공간기획 전문 스타트업이다.
각 식음업체와 개별 임차계약을 맺던 기존 대형마트의 푸드코트 운영방식도 마켓로거스나 엘리판트 사례처럼 중간사업자에 푸드코트 전체를 장기 임대해 고정된 임대료를 받는 마스터리스 형태로 바뀌었다. 마트 입장에선 푸드코트 운영에 대한 모든 권한을 위임하는 대신, 안정된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푸드코트가 바뀌자 매출도 달라졌다. 작년 기준 마켓로거스 입점 8개점의 푸드코트 매출은 리뉴얼 전과 비교해 평균 54% 증가했다. 특히 2030고객이 33%나 늘었다. 할인점 업황 부진에도 마켓로거스가 들어선 이마트 매장 점포 매출은 2% 늘며 분수효과도 거뒀다.
다른 대형마트 업체도 푸드코트 외주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는 김해·칠곡·센텀시티점 3곳의 푸드코트를 전문업체에 운영을 위탁하는 마스터리스 형태로 변경했다. 칠곡점에는 CJ 푸드코트 사업 브랜드 '푸드오클락'이 새롭게 들어섰다.
롯데마트도 OTD코퍼과 손잡고 기존 푸드코트를 맛집 편집숍인 '미식정원'으로 리뉴얼 오픈하고 있다. 지난 10월 천안성정점에 처음 선보인데 이어 지난달 15일에도 광주수완점 푸드코트를 미식정원으로 변경해 오픈했다.
업계 관계자는 “푸드코트는 고객 집객은 물론 체류시간도 높일 수 있는 대형마트 핵심 테넌트 중 하나”라며 “최신 트렌드에 적합한 셀렉다이닝을 더 잘할 수 있는 전문 업체에 운영을 위탁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