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배터리 강국으로 꼽히는 한국이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등 4대 핵심 소재 점유율에서는 여전히 중국과 일본에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일본 시장조사업체 야노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18년 리튬이온 배터리 4대 소재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그쳤다.
배터리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소재인 양극재 점유율은 8.6%로 전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 배터리 수명과 충전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음극재 점유율은 6.0%로 증가했다. 전해액 점유율은 7.7%를 기록했다. 분리막 시장점유율은 8.5%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한국은 소형 배터리 시장 세계 1위, 중대형 배터리 세계 5위권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핵심 소재 상당 부분을 해외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양극재의 경우 일본 니치아, 벨기에 유미코아 등에서, 음극재는 일본 미쓰비시화학과 중국 BTR, 샨샨 등으로부터 일부 물량을 조달한다. 분리막은 일본 아사히카세이와 도레이, 중국 시니어에서 상당 물량을 공급받고 전해액 역시 미쓰비시케미컬, 센트럴글라스, 우베 등 일본 기업이 공급망에 포진해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올해 일본 수출 규제 이후 소재 국산화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국산 소재 점유율이 올라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양극재는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포스코케미칼 등 국내 업체 공급량이 늘고 있으며 각 제조사별로 내재화율도 끌어올리고 있다. 음극재 시장에서는 포스코케미칼 비중이 커지고 있다. 전해액은 엔켐, 동화이텍 등이 공급망에 포함돼있다. 분리막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이 세계 습식분리막 시장 2위로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인 중국은 소재에서도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양극재(63.6%), 음극재(74.0%), 전해액(69.7%)에 이어 분리막 점유율도 56.7%로 60%에 근접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종주국 일본은 분리막 시장에서 30%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3개 소재 시장에서도 10~20% 점유율을 기록했다.
야노경제연구소는 “보조금 정책이 예정된 2020년까지는 중국 소재 제조사의 존재감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2021년 이후에는 자국 상위 배터리 제조사나 해외 배터리 제조사로 판로를 확대하지 못하면 성장이 정체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한국은 자국 배터리 제조사로 공급이 주를 이루는데 유럽 전기차 전환에 힘입어 향후 존재감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글로벌 배터리 4대 소재 시장은 전년 대비 134.2% 성장한 197억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전환에 본격 시동을 걸면서 올해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115.2% 늘어난 227억달러, 2022년에는 334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