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9월 가업상속 지원 세제개편안을 내놓았습니다. 주요 개편 내용은 가업상속공제 사후관리기간을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하고 업종변경 허용범위 확대, 자산유지 의무 완화, 고용유지 의무 완화, 연부연납 특례대상 확대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동안은 가업상속공제를 받기 위해 준수해야 할 사후관리 요건이 매우 까다로워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은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고 기업의 성실한 경영책임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럼에도 세제개편안은 중소기업 및 중견기업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기업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 데에 반해 가업승계에 대한 세제 지원은 기업이 현재 상황을 유지한다는 전제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상속세는 전 세계적으로 높기 때문에 가업 승계에 대한 계획이 없다면 그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가업 승계를 위해 기업의 재무 구조를 정리하고 주식가치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식가치가 높은 경우 지분이동 시 상속 및 증여세가 과도하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비상장주식의 경우, 순자산가치와 순손익가치를 일정 비율로 가중평균하여 주식가치를 산정하기 때문에 평상시에도 전략적인 주식가치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에 자사주 매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자기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2012년 4월 이후부터는 비상장기업도 전년도 배당가능 이익을 한도로 주주총회 등의 상법상 절차를 거쳐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사주 매입을 하면 주식의 유통물량을 줄여 주가를 높일 수 있고 소각 시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해주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가업승계를 위한 지분 조정, 대표이사의 가지급금 처리, 투자금 유치를 통한 경영자금 확보, 지분 정리로 대주주 의결권 강화, 스톡옵션 발행, 명의신탁주식 환원 등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자사주 매입가격이 시장가격보다 높을 경우, 매입에 응한 주주의 부가 증가하고 매도하지 않은 주주의 부는 감소하게 되는 주주간의 부의 이전이 발생할 위험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사주 매입은 이익을 현금으로 나누어주는 것과 같아 투자기회가 없는 기업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자사주 매입은 세법상 취득 목적에 따라 소각목적, 처분목적으로 분류됩니다. 소각 목적일 때는 소각하는 만큼 주식수가 감소해 주주들의 지분율을 높이고 미래 배당을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이익소각을 통한 주주의 이익금 환원은 배당에 비해 세금 절약 효과가 탁월합니다. 아울러 처분목적으로 활용될 때는 양도소득으로 간주되어 10~20%의 비율로 과세되기 때문에 상여와 배당보다 세부담이 적고 4대 보험료가 부과되지 않는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매입 목적과 명분에 걸맞은 요건을 충족하고 주식거래 시 객관적인 주식가격의 평가를 받으며, 관련 법률과 규정에 맞는 합법적 매입이 이루어진다면 가업 승계와 재무 위험을 처리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특히 자사주 매입을 활용할 때에는 과세당국의 소명요구를 위한 대응과 자료 준비를 체계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자사주 매입을 과도하게 활용할 경우, 과세당국으로부터 부인당할 수 있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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