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인공지능(AI)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조급하게 성과물을 원해서는 안 됩니다. 꾸준하게 AI를 연구·개발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유성준 세종대 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장은 AI 연구와 인력 양성은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AI 인재 육성에 대한 출발이 늦었지만, 벌써 연구 성과나 우수 인재 배출을 요구하는 조급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AI 인력 양성과 연구가 쇠퇴한 이유가 단기성과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유 센터장은 주장했다. 그는 “AI는 수십 년 전부터 존재했지만,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단기간에 성과물을 원했다”며 “이에 부합하지 못하자 AI투자가 얼어붙고, 인력양성이 급격하게 줄어든 'AI윈터'가 왔다”고 말했다. “또다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한다면 AI 연구개발과 인력 양성 등 전반적인 AI 국가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센터장은 인간의 감성, 감각까지 도달하는 AI를 개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야말로 사람을 대체하는 AI를 개발하는 것은 미지의 길을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의 감성, 감각(커먼센스)으로 추론하는 AI 기술은 아주 어렵고, 지금까지 쉽게 극복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1950년대에도 뉴욕타임스에 AI가 곧 인간의 지능을 대체할 것이라는 기사가 나왔지만, 아직 그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가 AI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AI를 연구·개발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 센터장은 “비록 한국은 AI 출발이 늦었지만 이제 초·중·고·대학에서 AI 교육을 시작한다”며 “꾸준히 AI인력양성에 10년 정도 집중하면 분명 국가 AI 경쟁력이 상승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유 센터장은 현재 사회적으로 AI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 만큼 실망감도 클 수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3~4년 내 대중을 만족시키는 성과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실망하지 않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AI를 바라봐야 한다”며 “조급함을 갖는다면 또다시 'AI윈터'가 올 것이며, 현재 대학이 겪는 AI 연구진 인력난도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