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앞선 기술 기반을 중·단기로 확보하려면 국경을 넘은 크로스보더(Cross Border) 인수합병을 적극 시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인트벤처(JV),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형태로 크로스보더 인수합병 범위를 넓혀 경쟁력 강화를 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10일 서울 오크우드 호텔에서 열린 '2019 소재·부품·장비 글로벌 M&A 콘퍼런스'에서는 국내 소부장 기업이 연구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빠르게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크로스보더 인수합병이 제시됐다.
세계 소부장 산업 인수합병 거래 규모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8.8% 성장했다. 올 3분기에는 4440억달러 규모를 기록해 전체 인수합병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17.8%)을 차지했다.
각 산업 분야별 인수합병 거래 규모 성장률을 살펴보면 비중이 가장 높은 분야는 제조(42.3%), 산업용 제품·서비스(25%), 장비(7.7%) 순으로 나타났다. 산업 자동화 부문은 비중은 3.4%로 낮았지만 연평균 성장률이 20.3%로 가장 높은 분야로 꼽혔다. 장비 12.5%, 제조부문 10.3%로 뒤를 이었다.
한국은 GDP 대비 해외 M&A 비중이 낮은 편이다. 지난해 기준 프랑스 3.5%, 독일 1.8%, 미국 1.2%, 일본 0.7%이나 우리나라는 0.3%로 저조하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김보훈 파트너는 “산업 자동화 부문 인수합병 성장률이 높은 것은 소부장 분야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며 “고부가가치와 기술력이 중요한 산업 자동화와 장비 산업 인수합병 규모가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인수합병은 연구개발 효율성을 제고하고 빠르게 기술을 확보하는 효과가 핵심”이라며 “합작법인, 전략적 제휴 등도 더 넓은 범위의 인수합병으로 보고 세계 시장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파트너는 “중소기업은 관련 기술을 보유한 중견기업과 전략적 제휴 등으로 최첨단 생산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용절감이 핵심 경쟁력이었던 과거와 달리 미래는 기술 장벽을 높이고 핵심부품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유승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 투자전략팀장은 “제품·기술 혁신은 최소한의 생존 전략일 뿐이며 이제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더 어렵고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과감한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세계는 탈 세계화되고 있으며 이는 향후 10여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기업 전략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며 “중국이 새로운 밸류 체인과 시장을 개척하려는 '치노베이션'을 추진하는 만큼 새로운 기회도 있다”고 강조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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