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문일경 대한산업공학회장 "4차 산업혁명 화두 '산업공학', 독립 분류 지위 인정해야"

[人사이트]문일경 대한산업공학회장 "4차 산업혁명 화두 '산업공학', 독립 분류 지위 인정해야"

“4차 산업혁명 물결 속에 '산업공학'이 화두입니다. 과거 제조업 시스템 설계와 운영 중심으로 수요가 있었지만 스마트시티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공공서비스와 법조계까지도 학회 회원으로 들어와 협업합니다.”

문일경 대한산업공학회장(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은 지난해 학회장으로 선출된 후 단체를 운영하면서 변화를 실감한다.

산업공학은 공학·과학 지식에 경영 기법을 접목해 복잡한 산업체나 서비스업체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학문이다. 과거에는 중공업·전자·화공 등 공장 시스템 설계 및 운영 위주로 다뤄졌다. 이제 전 산업, 사회에서 산업공학 역할이 커지고 있다. 다양한 기술이 융합한 시스템에서 구성요소를 효율적으로 통합·의사결정하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산업공학은 다양한 인공지능(AI) 기법을 활용해 정확하게 제조 프로세스를 예측하고 최적 운영 알고리즘을 구축한다.

산업계에서 산업공학 수요가 많아지는 이유다. 대한산업공학회의 학술대회 역시 변하고 있다. 종전 학술대회는 교수·대학원생 대상으로 학문성과를 공유하는 모임이었으나 이제 산학연을 강조한다. 최근 LH, 한국조폐공사, 인천항만공사 등 많은 공기업이 신입회원으로 가입했다.

문 회장은 “대한산업공학회 기업회원사인 법무법인 한결은 AI를 적용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4차 산업혁명에 등장하는 사물인터넷(IoT), AI, 3D프린터,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등 스마트 기술 역시 산업공학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시 교통·환경·주거 문제 등의 해결책으로 등장한 스마트시티는 산업공학에서 다뤄온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기존 도시 설계 및 운영에 적용된 분야”라면서 “드론·자율주행을 활용한 물류나 빠른 시간 내에 배송경로 및 배송시간을 최적화하는 방법 등은 산업공학의 전통 분야”라고 덧붙였다.

산업공학이 전 산업과 사회에서 주목을 받는 만큼 산업공학과 인기도 높다. 대학입시에서조차 수시 합격 후 의대 등 다른 과로 빠져나가는 학생이 거의 없다.

하지만 정부 시각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불만이 학계에서 나온다. 전국 산업공학 관련 대학원 학과는 171개로, 대학원생 수는 3058명에 이른다. 화학공학과 비슷한 규모다. 정부는 규모와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BK21 4단계 사업에서 산업공학은 '기타 중점 분야'로 분류된다. 전국 단위 사업단은 다른 과와 함께 경쟁해야 한다. 이대로라면 산업공학 사업단은 0.67개가 선정된다. 화학공학이 전국 6개 사업단을 선정하는 것과 비교된다.

문 회장은 “미국 직업통계국 조사에 따르면 산업공학 분야는 2016년부터 향후 10년간 2만5100개 일자리가 늘어 10% 증가율이 예상됐다. 건축 증가율 4%보다 2.5배가 많은 수치”라면서 “산업공학 역사와 특성 및 규모를 감안할 때 독립적인 사업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