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효율 가전 환급' 한달 새 16만명 몰렸다… 이번 주 조기마감

서울 강남구 롯데하이마트 대치점에서 고객이 냉장고 에너지효율 등급을 확인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롯데하이마트 대치점에서 고객이 냉장고 에너지효율 등급을 확인하고 있다.

'2019년도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이 원래 예정보다 한 달 이상 앞서 조기 마감된다. 정부가 준비한 재원 240억원이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된 것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다. 고효율 가전제품 생산·유통·판매 촉진은 물론 소비자 비용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극명했다는 방증이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접수를 개시한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 신청 건수는 16만건을 돌파했으며, 예산 240억원 가운데 약 210억원(87.5%)이 조기 소진됐다.

한 달 동안 하루 평균 5300여명이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입한 후 환급을 신청한 결과로, 연간 약 1만5095㎿h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한전복지할인 대상 환급 신청 건수가 모두 합쳐져 1만7000건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하루 평균 신청 금액을 고려했을 때 2019년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 사업은 재원 소진에 따라 이번 주 중 조기 마감이 확실시 된다”고 밝혔다. 공단은 마감 임박 환급 신청자에게 예비접수 번호를 부여,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 사업에는 예산이 총 300억원 책정됐다. 한국전력공사가 에너지공급자효율향상 의무화제도(EERS)로 출연한 122억원과 정부 전력산업기반기금 178억원으로 공동 조성됐다. 예산은 △전 국민 대상 환급(240억원) △한전복지할인 대상 환급(20억원) △운영비(40억원) 등에 쓰였다.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 사업은 소비자가 시장에 출시된 최고효율등급 제품을 구매할 경우 개인별 20만원 한도 내에서 제품 구매비용 10%를 환급해 주는 방식이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31일까지 구매한 전기밥솥(1등급), 공기청정기(1등급), 김치냉장고(1등급), 제습기(1등급), 에어컨(1~3등급), 냉온수기(1등급), 냉장고(1등급) 등 7개 가전이 대상이다.

산업부와 공단은 원래 내년 1월 15일까지 환급 신청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올해 전 국민 대상 환급 예산(240억원)이 빠르게 소진됨에 따라 조기 마감을 결정했다. 금액 기준으로 김치냉장고 환급 신청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뒤를 냉장고, 전기밥솥 등이 이었다. 계절·가격이 환급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가전제품 제조사·유통사는 이번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 사업 성과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제조사 관계자는 “김치냉장고 시즌에 맞춰 환급 사업이 실시, 기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전 시장에 으뜸효율가전제품 환급 사업이 이슈로 부각되면서 모객·판촉 효과가 분명했다”면서 “내년에는 에어컨을 타깃으로 공격 마케팅을 준비할 생각”이라며 싱글벙글했다.

2020년도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 재원 규모 및 대상 품목은 연내 발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 입장에서는 정책 효과를 확인한 만큼 재원·품목을 확대하고 싶더라도 적자가 지속되는 한전 재정 상황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다음 대상 품목과 재원 규모는 내년 1분기까지 마련해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재원 규모를 먼저 확정한 후 대상 품목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